한국 여성 이사회 임원 비율 세계 45위로 ‘추락’

입력 2017-11-07 05:00

우리나라 여성의 사회 진출이 국제 수준에 크게 못 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두뇌 유출 관련 지표도 나빠져 고급 인력의 해외 유출로 인한 국가 경쟁력 약화가 우려된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은 6일 통계집 ‘2017 세계 속의 대한민국’을 내고 “지난해 우리나라 여성 이사회 임원비율이 2.4%로 조사 대상 46개국 가운데 45위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연구원은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의 올해 ‘세계 경쟁력 연감’ 등을 인용했다.

여성 이사회 임원비율은 2011년 1.9%에 비해 증가했다. 그러나 순위는 5년 전 40위보다 5계단 떨어졌다. 다른 나라에서 여성 이사회 임원이 늘어나는 속도를 우리가 따라가지 못한다는 뜻이다.

여성 국회의원 비율도 2011년 14.7%에서 지난해 17.0%로 증가했으나 순위는 100위에서 118위로 추락했다. 여성경제활동 참가율은 58.4%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 34개국 가운데 31위를 차지했다. 5년 전에는 54.9%로 31위였다.

우리나라의 ‘고급두뇌 유출 지수’는 3.57로 IMD 조사 대상 63개국 가운데 54위였다. 5년 전 49위에서 5단계 하락했다. 고급두뇌 유출 지수는 0에 가까울수록 국가경쟁력 손실이 크다고 평가된다. 중국이 4.20으로 우리보다 고급두뇌 유출 우려가 작았다.

해외 고급 인재에게 매력적 비즈니스 환경을 제공하는지 평가하는 ‘해외 고급숙련인력 유인지수’도 우리나라는 2011년 29위에서 지난해 48위로 19단계 하락했다. 연구원은 “국내 고급 인력이 유출될 가능성이 높아지는 동시에 해외 고급 인력을 유치하기 위한 매력은 떨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정보통신기술(ICT) 발전지수와 인터넷 속도에서는 우리나라가 1위를 차지했다. 전자정부 지수도 3위를 기록하는 등 정보통신 부문에서 높은 순위를 유지했다. 연간 노동시간은 멕시코와 코스타리카에 이어 3위였다. 명목 국내총생산(GDP)(2016년·11위), 무역규모(2016년·9위), 국가경쟁력(2017년·29위) 등은 각각 전년도와 비슷했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