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주차 돕는 기능 추가
빈자리 찾아주고 요금 결제
네이버는 ‘어웨이’ 시범운영
말로 목적지 날씨 등 검색
정확한 길 안내, 사용자 수에 달려
IT 기업들 내비 앱 고객 쟁탈전
자율주행 커넥티드카 시대 대비
T맵·카카오맵 등 경쟁력 강화
회사원 A씨는 친구와 저녁식사 약속을 위해 차를 몰고 회사를 나섰다. 서울 성동구 옥수동에서 만나기로 했지만 평소 자주 가본 동네는 아니다. 운전을 하면서 스마트폰에 음성으로 맛집을 물어보니 바로 찾아준다. 이어 목적지까지 내비게이션으로 길 안내를 해준다. 주차는 애플리케이션으로 미리 결제해 해결했다. 식사를 마친 뒤에는 역시 스마트폰으로 대리운전 기사를 호출했다. 차를 가져오지 않은 친구는 앱으로 택시를 불러 귀가했다.
‘스마트’ 입는 교통 서비스
네이버와 카카오, 양대 포털은 지도 앱을 기반으로 교통뿐 아니라 다양한 생활 서비스를 연결하고 있다. 지도 앱에서 음식점을 검색하면 버스와 지하철 등 대중교통편이 안내된다. 소요시간, 교통비는 물론이고 가장 빠른 환승 위치까지 알려준다. 택시호출 앱이나 내비 앱으로 바로 전환도 가능하다.
나아가 식당 메뉴와 가격, 영업시간을 확인하거나 도착 시간에 맞춰 주문까지 할 수 있다. 식당 내부를 사진으로 확인할 수도 있다. 여행지를 입력하면 주변 관광지, 맛집 탐색이 되고 숙박 예약까지 이어진다.
여기에 카카오는 최근 주차 기능을 추가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기존 택시와 대리운전, 내비에 주차 서비스까지 망라한 카카오T 앱을 지난달 24일 출시했다. 주차 서비스는 목적지 인근의 주차장을 검색하고 빈자리를 찾아내 예약까지 완료해주는 식이다. 주차 요금은 카카오T와 연동한 카카오페이로 자동 결제된다.
스마트폰 앱을 통해 노하우와 데이터를 쌓은 두 기업은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기기(IVI) 개발에 나서고 있다. IVI는 인공지능(AI)을 통해 길 안내를 해주고, 정보와 즐길 거리까지 제공하는 장치다.
네이버는 길쭉한 스마트폰 형태의 IVI ‘어웨이(AWAY)’를 개발해 차량 공유 업체 그린카를 통해 시범운영하고 있다. 음성으로 목적지와 날씨를 검색하고 음악이나 라디오를 틀 수 있다. 향후 네이버 캘린더에 저장된 일정에 맞춘 자동 목적지 안내와 주차장 예약도 선보일 계획이다. 네이버랩스와 그린카는 연내 1000대의 차량에 AWAY를 순차적으로 설치하고, 이후 전국 3000대까지 적용 차량을 늘려갈 방침이다.
카카오가 만든 AI 플랫폼 ‘카카오 아이(I)’는 지난 9월 출시된 제네시스 G70에 탑재됐다. 음성으로 카카오톡, 카카오내비, 카카오맵, 검색포털 다음의 기능을 활용할 수 있다. 카카오는 독일 폭스바겐과도 제휴를 논의 중이다.
‘격전지’ 내비 앱, 사용자 확보가 관건
주요 IT 기업들은 사용자 데이터를 최대한 모으기 위해 경쟁적으로 모바일 교통 서비스를 출시하는 추세다. 업계 관계자는 6일 “표본이 많을수록 AI가 똑똑해지고, 이는 경쟁사보다 앞선 차세대 서비스 개발을 가능하게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운전자라면 누구나 사용해 본 내비 앱 시장에서 사용자 확보 경쟁이 치열한 양상이다. 내비의 핵심인 정확한 길 안내는 사용자 수에 달렸다. 예상시간 안내와 경로 수정이 내비 이용자들의 실시간 위치와 이동속도를 바탕으로 이뤄지기 때문이다. 내비 사용자 확보는 차량과 주변 환경이 연결돼 자율주행까지 가능해지는 커넥티드카 시대에 대비한 포석이기도 하다.
현재 내비 앱 시장은 SK텔레콤 T맵, 네이버지도, 카카오맵이 쟁탈전을 벌이고 있다. 그 뒤를 KT와 LG유플러스가 쫓고 있다.
최근 SK텔레콤은 AI 플랫폼 ‘누구’를 T맵에 결합했다. 운전 중 음성으로 경로를 찾고 음악을 재생할 수 있다. 앞서 T맵은 돌발 상황까지 반영되는 신속한 길 안내가 강점으로 꼽혔다. 국토교통부, 경찰청, 교통방송 등으로부터 교통사고는 물론 행사·시위로 갑자기 발생한 정체 정보까지 입수한다. 지난해 SK텔레콤이 아닌 다른 이통사 가입자에게도 무료 개방해 사용자를 대폭 늘렸다.
KT와 LG유플러스는 양사의 내비를 통합한 ‘원내비’를 출범시켰다. 서로의 장점을 합쳐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복잡한 교차로에서 헤매지 않도록 실제 사진을 보여주는 ‘리얼맵’, 목적지와 희망 도착시간을 입력하면 적정 출발 시간을 알려주는 ‘타임머신’, 114 안내 전화 데이터 기반의 정확한 검색을 자랑한다.
글=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 그래픽=이은지 기자
주차장 예약, 대리기사 호출… 스마트폰에 모인 교통서비스
입력 2017-11-07 05: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