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나라 ‘정화의 보물선’ 다시 떠오르나

입력 2017-11-05 18:57
명나라 때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함대를 이끌고 바다를 누빈 정화(鄭和)는 300척의 배와 2만5000여명의 선원을 거느리고 항해를 했다. 300척 배 가운데 5분의 1(60척) 정도는 진귀한 물건을 실어나르는 보물선이었다. 보물선에는 명나라 황제가 각국 왕들에게 선물로 보내는 금, 은, 도자기, 비단 등이 실려 있었으며 항해에서 돌아올 때는 현지에서 받은 보석이나 상아, 이국적인 물건이 쌓여 있었다. 정화는 1405∼1433년 동북아시아에서 동아프리카까지 세계 절반에 이르는 곳에 7차례 원정을 다녀왔다. 정화는 1410∼1411년 인도 남쪽 실론섬(스리랑카)을 공격해 왕을 볼모로 잡아 베이징으로 압송했다. 이 과정에서 실론섬 왕은 5만명의 병력으로 강력하게 저항했고, 몇 척인지는 모르지만 정화의 보물선도 타격을 입고 침몰했다.

중국 정부는 2015년부터 과학자와 고고학자들에게 자금과 고급 군사용 장비까지 지원해가며 당시 침몰했던 보물선을 찾기 위해 스리랑카 해안을 수차례 조사했다. 연구팀은 최근 조사과정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으며, 이는 난파선 위치를 찾았거나 관련 물품을 발견했다는 의미일 수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5일 보도했다.

연구팀 관계자는 “아직 초기 조사 단계이며 중국 측에서 제공하는 첨단 장비를 사용해 2주 내에 새로운 연구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난파선의 경우 온도와 염분이 맞으면 수백년이 지나도 목선의 구조가 그대로 남아 있을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600년 넘게 바닷속에 잠겨 있는 정화의 보물선이 실제 모습을 드러낼지 주목된다.베이징=노석철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