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러시아와 함께 북극해 항로를 본격적으로 개발하기로 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올인하는 일대일로(一帶一路) 프로젝트의 두 축인 육상 실크로드와 해상 실크로드에 이어 ‘빙상(氷上) 실크로드’로 명명됐다.
관영 환구망 등에 따르면 시 주석은 중국을 방문한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총리와 지난 2일 회담을 갖고 빙상 실크로드 개발 문제를 논의했다. 이 루트는 북극해를 이용해 유럽과 북미, 동아시아를 잇는 최단 해상항로다. 북극해 항로가 개발되면 중국은 천문학적인 비용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중국의 대외 무역화물 운송의 90%가 해상을 통해 이뤄지기 때문이다. 중국은 앞서 2012년에 쇄빙선 쉐룽호가 북극해 횡단을 했고 1년 후에 중원항운의 융성호가 동북항로 상업운행에 성공했다.
북극해를 거쳐 북미로 가는 동북항로는 파나마 운하를 통과하는 전통 해상항로에 비해 2000∼3500해리(3704∼6482㎞)를 단축할 수 있다. 또 상하이 이북 항구에서 유럽 서부와 발트해 등으로 가는 전통 해상항로에 비해 25∼55%의 노선 단축 효과가 예상된다. 또 말라카 해협을 경유하는 전통 해상항로는 해적의 공격이나 테러위협 등 위험 요인이 적지 않다. 하지만 북극해는 평균 영하 40∼20도에 이르고 연간 2∼3개월 외에는 결빙 상태가 지속되는 데다 빙산과 유빙이 해수면에 떠다녀 선박 충돌 위험에 노출돼 있다. 이런 난제 때문에 북극해 항로 개발은 쉽지 않았다. 빙상 실크로드 논의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5월 베이징에서 열린 ‘일대일로 국제포럼’에서 북극해 항로의 연결을 제안하면서 급물살을 탔다.
베이징=노석철 특파원 schroh@kmib.co.kr, 그래픽=안지나 기자
中·러 ‘빙상 실크로드’ 가속도
입력 2017-11-05 18: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