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독재자나 정권도 美의지 과소평가해선 안돼”

입력 2017-11-05 18:20 수정 2017-11-06 00:18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부인 멜라니아(오른쪽)와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부인 아키에가 5일 도쿄 번화가 긴자의 보석업체 ‘미키모토’ 본점을 방문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양 옆은 진주 채취로 생계를 잇는 일본 해녀들. AP뉴시스

전용기에 동행한 기자들에
“북한의 평화 정착 문제가
한·중·일 회담서 중요 부분
북, 테러지원국 곧 재지정”

“무사의 나라 일본이 왜
북 미사일 요격 안했나” 불평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아시아 5개국 순방에 나선 5일 북한을 겨냥해 “어떤 독재자도 미국의 의지를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순방 일성부터 북한에 대한 경고 메시지를 토해낸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부인 멜라니아 여사와 함께 오전 전용기 에어포스원을 타고 일본 도쿄 요코타 미군기지에 도착했다.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과 윌리엄 해거티 주일 미국대사가 이들을 맞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주일미군 2000여명의 환영을 받으며 격납고 연단에 서서 “미국의 전사들은 동맹국들과 함께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역량을 전방위로 활용해 우리나라를 방어할 준비가 돼 있다”며 “어떤 독재자나 정권, 국가도 미국의 의지를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에 도착하기 전 기내에서도 동행한 기자들에게 “북한의 평화 정착 문제가 한·중·일 회담에서 중요한 부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또 북한을 “미국과 세계에 있어서 큰 문제”라고 지적하면서 “이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말해 이번 순방에서 각국 정상들과 대북 압박 강화를 논의하는 일에 강한 의욕을 나타냈다.

그는 “지난 25년간은 (북한 문제 해결에 있어서) 너무나 나약했기 때문에 우리는 아주 많이 다른 접근법을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하는 문제도 곧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을 비롯한 북한 지도부와 주민들을 분리하는 발언도 했다. 그는 “그들(북한 주민)은 부지런하고 세계가 생각하는 것보다 따뜻한 사람”이라며 “그 사람들을 위해서라도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도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 정세를 비롯한 국제적인 여러 과제에 대해 차분히 시간을 두고 논의하고 싶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아베 총리는 6일 정상회담에서 북한 문제를 핵심 사안으로 논의한다. 회담 직후엔 1977년 북한에 납치된 요코타 메구미의 부모를 만난 뒤 공동 기자회견을 통해 회담 성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요미우리신문은 두 정상이 한국에 거주하는 미국인과 일본인의 한반도 유사시 피난 대책에 관해서도 협의할 것 같다고 보도했다. 교도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8∼9월 북한의 탄도미사일이 일본 상공을 통과했을 때 일본이 요격하지 않은 것을 의아해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일본에 보다 강력한 대북 대응을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동남아 국가 정상들과 통화할 때 “일본이 북한 미사일을 요격했어야 했다. 무사의 나라인데 (왜 요격하지 않았는지) 이해가 안 된다”고 불평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10∼11일 베트남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도 만날 예정이다. 그는 “북한을 다루는 데 있어 푸틴 대통령의 도움을 원한다”고 말했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