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방한을 앞두고 주말 서울 도심 곳곳에서 찬반 집회가 열렸다. 경찰은 트럼프 대통령이 방문하는 7∼8일 경찰력을 총동원해 안전 확보에 나설 계획이다.
노동자연대와 한국진보연대 등 진보성향 220여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노(NO) 트럼프 공동행동’은 4일 오후 4시 서울 종로구 르메이에르빌딩 인근에서 트럼프 방한 반대 집회를 열었다. 집회에 참석한 600여명(경찰 추산)의 시민들은 ‘전쟁 반대, 트럼프 반대(NO WAR, NO TRUMP)’ ‘어서와 촛불은 처음이지’ 등이 인쇄된 손팻말을 흔들었다.
한충목(60) 전쟁반대평화실현국민행동 대표는 “전쟁광·무기장사꾼·제국주의 황제가 한국에 와서 평화를 얘기하겠다는데 촛불시민이 가만히 있을 수 없다”며 “민주주의를 지킨 촛불시민들은 트럼프가 방한하는 7일 광화문에서 모이자”고 주장했다. 시민활동가 이모(22)씨는 “남북갈등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전쟁 분위기를 조성하는 트럼프의 방한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5일 오후 2시 서울 중구 세종로 공원에서도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시민평화포럼·참여연대 등 5개 단체가 공동 주최하는 ‘전쟁반대평화협상’ 집회가 열렸다. 집회 참가자들은 미국의 대북 핵 선제공격 위협과 한미 연합 군사훈련 중단 등을 촉구했다.
보수단체들의 맞불집회도 열렸다. 4일 오후 2시 대한애국당과 태극기시민혁명국민운동본부는 각각 서울 종로구 혜화역과 중구 대한문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을 환영하고 한미 동맹 강화를 촉구하는 태극기집회를 열었다. 집회 참가자들은 ‘우리는 트럼프를 사랑합니다(We love Trump)’라고 쓰인 손팻말을 흔들었다. 5일에는 서울역광장에서 대한민국구국포럼의 태극기 집회가 열렸다.
경찰청은 트럼프 대통령 방한 기간 서울 지역에 최고 수위 비상령인 갑호비상을 내린다고 밝혔다. 갑호비상은 외국 정상의 국빈 방문이나 대선 등 국가적 중요 행사가 있을 때 발령하며 가용 경찰력을 총동원할 수 있다.
이형민 윤성민 기자 gilels@kmib.co.kr
‘No 트럼프 vs Love 트럼프’… 두 동강 난 서울
입력 2017-11-05 18:47 수정 2017-11-05 23: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