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년 만의 美대통령 연설… 국회 ‘트럼프 맞이’ 분주

입력 2017-11-05 19:1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전용차인 '캐딜락 원'이 5일 오후 미 공군 대형수송기 C-5 갤럭시를 통해 오산공군기지에 내리고 있다. '비스트(야수)'라는 별명으로도 잘 알려진 이 차량은 7∼8일 트럼프 대통령 방한 기간 중 사용될 예정이다. 뉴시스

24년 만에 미국 대통령의 본회의장 연설을 앞둔 국회는 주말인 5일에도 경호와 의전 준비로 분주했다.

국회 사무처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국회 방문을 앞두고 가장 신경을 곤두세우는 대목은 경호다. 지난 3일 대학생들의 ‘기습 시위’가 국회 경내에서 벌어진 데다 오는 8일에는 여의도 일대에서 대규모 ‘트럼프 방한 반대 시위’가 예정돼 있다.

국회 사무처 관계자에 따르면 국회 경호팀과 주한 미국대사관 및 미국 대통령 경호실 관계자들은 지난달 30일부터 매일 국회에서 경호 관련 회의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 관계자는 “매일 같은 부분을 반복 점검하고 있다”고 했다. 국회 내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사전수행팀을 뜻하는 ‘POTUS(President of The United States) Advance Team’ 팻말을 붙인 차량도 자주 발견된다.

경호팀은 통상 대통령과 귀빈들이 사용하는 2층 입구 대신 보다 경호가 용이한 1층 출입구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입장하는 방안도 논의 중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국회를 방문하는 8일에는 국회 출입이 엄격히 통제되며, 외빈 차량을 제외한 모든 차량의 경내 주차가 불허된다. 8일에는 8000명의 경비 인력이 국회 인근에 투입되며, 행사용 철제 펜스를 국회대로 양쪽에 100m 단위로 배치할 계획이다.

국회는 ‘국빈급 의전’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정세균 국회의장은 최근 “25년 만의 국빈 방문이고 국회의 큰 손님이니 만큼 예의와 정성을 다해 한 치의 소홀함이 없도록 하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당초 미국 측에서 오전 9시 국회 연설을 요청했지만, 우리 국회가 오전 9시에 개의한 전례가 없어 연설 시간은 오전 11시로 잠정 결정됐다.

국회 사무처는 여야 의원들에게 연설 시작 10분 전 본회의장에 착석해 달라고 안내했고, 여야 원내대표들로부터 ‘최대한의 협조’를 약속받았다. 트럼프 대통령과 의원들의 ‘포토존’은 따로 설치하지 않되, 본회의장 연설 직전 자연스럽게 사진 촬영을 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국회 사무처는 지난주 한국에 와 있는 각국 대사들에게도 참석 요청 공문을 발송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의 부인 멜라니아 여사를 위한 별도 대기 공간도 국회 내에 마련키로 했다.

최승욱 신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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