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로봇사업 접는다

입력 2017-11-05 18:12 수정 2017-11-05 21:36

구글이 로봇 사업에서 손을 떼고 있다. 로봇 산업은 4차 산업혁명의 유망 분야 중 하나여서 구글이 사업을 정리하는 배경이 주목받고 있다. 네이버가 최근 로봇 산업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과도 대조적이다.

5일 특허정보서비스 업체 윕스와 미국 특허청(USPTO)에 따르면 구글은 로봇공학 특허 36건을 로봇 전문 업체 ‘보스턴 다이내믹스’에 양도하는 절차를 최근 마무리했다.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구글이 지난 6월 일본 IT·통신기업 소프트뱅크에 매각한 기업이다. 이번 특허 양도는 기업 매각에 이어 원천 기술까지 넘겨줬음을 의미한다. 로봇 사업에서 완전히 손을 떼겠다는 취지다.

구글이 로봇 사업을 정리하고 있다는 정황은 더 있다. 앞서 구글은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팔며 다른 로봇 회사 ‘샤프트’도 함께 매각했다. 과거 로봇 기업 인수를 주도한 앤디 루빈이 2014년 구글을 떠나면서 로봇 기술 개발을 주도하던 조직 ‘레플리컨트’도 해체됐다. 2013년 합류했던 로봇공학 전문 임원 3명도 최근 구글을 나갔다.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 운영체제 안드로이드와 자율주행차 기술에서 유리한 입지에 있는 구글이 로봇으로 당장 수익을 내기 어렵다고 판단해 관련 산업에서 관심을 돌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구글은 네트워크 관련 기술을 수집하고 있다. 최근 저개발 국가에서 인터넷 접속을 가능하게 하는 KT의 네트워크 기술 특허를 사들였다. ‘제어 정보의 송수신’ 등 KT의 미국 특허권 13건이다. 구글이 저개발 국가에 인터넷 연결망을 보급하기 위해 2013년부터 추진해온 ‘프로젝트 룬’ 사업을 확대하려는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편 네이버는 생활 속에서 사람을 돕는 ‘생활환경지능’을 가진 로봇을 개발하고 있다. 지난달엔 공개 행사를 열고 로봇 산업에 적극적으로 진출하겠다고 밝혔다. 네이버 관계자는 “우리가 추구하는 로봇상은 구글의 로봇상과 다르다”면서 “기존대로 로봇산업에 진출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당장 수익이 날 것으로 기대하진 않지만 장기적으로 로봇이 하나의 플랫폼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예상해 대비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