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의 경제수도 호찌민시가 한 달간 경북과 신라를 중심으로 한 한국문화로 물든다.
오는 11일 오후 7시(한국시간 오후 9시) 호찌민시청 앞 응우옌후에 거리 특설무대의 개막식을 시작으로 12월 3일까지 23일간 시 전역에서 '호찌민-경주세계문화엑스포 2017'이 화려하게 펼쳐지기 때문이다. '문화교류를 통한 아시아 공동 번영'을 주제로 각종 공연과 전시, 영상, 체험, 이벤트 등 30여개 프로그램이 다양하게 펼쳐져 한국의 문화를 세계에 알리고 아시아가 소통하는 장이 열린다.
어떤 행사들이 어디서 펼쳐지나
개막식과 주요 행사는 호찌민 인민위원회 청사(호찌민 시청) 앞 응우옌후에 거리에서 열리게 된다. 응우옌후에 거리는 호찌민시를 대표하는 광장으로 호찌민 여행의 중심이자 우리나라의 광화문 광장과 같은 곳이다. 약 1㎞ 길이의 응우옌후에 거리에는 두 개의 특설무대와 홍보존이 설치된다. 이곳에서는 개막식을 시작으로 전자댄스음악 축제인 K-EDM 페스티벌, 15개국 16개팀이 참여하는 세계민속공연, 한·베 패션쇼, 한·베 전통무술 시범공연, 비보잉 공연 등이 펼쳐진다.
또 하나의 메인장소인 9·23공원은 호찌민 시민들의 대표적인 휴식 공간이다. 이곳에서는 행사 메인 전시관인 한국문화존이 들어서며 신라역사문화관, 경상북도·경주시 홍보관, 새마을관 전시 등을 통해 경북과 신라를 전 세계인들에게 알리게 된다. 한국의 문화관광자원을 홍보하고 우수한 한국제품을 알리는 문화바자르, 경제바자르, 베트남바자르 등 92개의 바자르(시장)도 여기서 열린다.
호찌민-경주문화엑스포 2017 Big5 프로그램
메인전시관인 ‘한국문화존’은 9·23공원에서 행사 기간 내내 오후 3시부터 10시까지 운영된다. 한국문화존은 신라를 중심으로 한 한국의 전통문화와 유교, 새마을 등 경북을 대표하는 주제를 중심으로 4개의 전시관으로 구성된다.
마찬가지로 9·23공원에서 행사 전 기간 운영되는 ‘바자르’는 한국의 문화관광자원을 홍보하고 우수한 한국제품을 알리게 될 공간이다. 46개의 문화바자르는 경북도 시·군 홍보관, 전통문화체험존, 대학홍보존, 한인단체 협동 교민 지원센터 등으로 꾸며진다. 26개의 경제바자르는 ‘문화한류를 매개로 한 경제엑스포’라는 행사의 비전을 실현하는 무대로 경북도의 우수한 중소기업 제품 등을 알리게 된다.
행사 내내 호찌민 시립미술관에서는 ‘한·베트남 미술교류전’이 열린다. 양국 대표 작가들의 수준 높은 작품이 전시된다. 한국에서는 수묵화의 거장 박대성 화백, 국가무형문화재 107호 누비장 김해자 선생, 혼자수 작가 이용주 등이 참여한다.
오는 18일 오후 7시 응우옌후에 거리 특설무대에서는 한복과 아오자이의 환상적인 만남이 펼쳐진다. 한국을 대표하는 한복 디자이너 이영희와 베트남 대표 의상 디자이너가 참여하는 행사는 양국의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패션쇼로 패션을 통해 서로의 역사와 문화를 이해하고 우정을 나누는 장으로 꾸며진다.
오는 21일 오후 7시 호찌민 음악대 대공연장에서 열리는 ‘한·베트남 음악의 밤’은 양국 최고의 연주자들과 성악가, 경북도립교향악단의 협연을 만날 수 있다. 베트남 출신의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당 타이 손과 소프라노 이화영, 경북도향의 협연을 통해 수준 높은 음악공연을 즐길 수 있다.
문화 매개로 한 경제엑스포 추진
베트남은 우리나라의 주요 경제투자 국가이자 2015년 기준으로 중국과 미국에 이어 우리나라의 3대 수출국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경북도는 이번 엑스포를 ‘문화한류를 매개로 한 경제엑스포’에 중점을 두고 추진하고 있다. 산업 및 기업 통상 지원을 강화해 기업에 직접적인 도움이 되는 엑스포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경북 지역의 K-beauty와 K-food 등 도내 기업의 동남아 진출 거점 구축을 위한 전략적 마케팅 사업과 경북 통상지원센터 개설, 수출상담회, 도내 기업 60개사 300여 품목의 상설판매장 마련 등 기업 홍보와 통상 지원 공간으로 엑스포를 활용할 계획이다.
이번 행사는 또 동남아시아 국가들과의 문화교류를 통한 문화동반자 관계 구축에도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중앙과 지방을 통틀어 새정부 출범 이후 첫 해외문화행사라는 의미도 있다.
누적관람객 1620만, 글로벌 문화브랜드
경주세계문화엑스포는 대한민국의 글로벌 문화브랜드다. 1998년 제1회 엑스포를 시작으로 지난해까지 총 여덟 차례 문화엑스포를 열었다.
그동안 385개국에서 6만6000여명의 문화예술인이 참여했고 누적관람객만도 1620만명을 넘는다. 특히 2006년에는 캄보디아 앙코르와트에서 ‘앙코르-경주세계문화엑스포’를 개최했고, 2013년에는 터키 이스탄불에서 ‘이스탄불-경주세계문화엑스포’를 개최하는 등 세계적인 문화축제로 성장했다.
1998년 이후 8회 동안의 성공적인 행사 개최로 ‘한국의 글로벌 문화브랜드’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니는 경주세계문화엑스포가 이번 행사를 통해 그동안 쌓아온 국제적 위상을 다시 한 번 보여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김관용 경북도지사 "한-베트남 문화·경제가 동반 성장하는 축제될 것"
"'호찌민-경주세계문화엑스포 2017'은 문화와 더불어 경제가 동반 성장하는 새로운 개념의 명품 문화축전이 될 것입니다."
'호찌민-경주세계문화엑스포 2017' 공동조직위원장인 김관용 경북지사는 6일 "이번 행사는 우리나라와 베트남의 경제교류가 획기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상황에서 문화행사에 경제를 가미한 경제엑스포로 만들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강조했다. 베트남이 동남아 발전의 중심인 데다 두 나라는 문화적·경제적으로 매우 가까운 관계이기 때문이다. 현재 베트남에는 4600개 한국기업이 진출해 있고 호찌민에만 2000여개의 한국기업이 가동되고 있다.
김 지사는 "문화교류를 기반으로 기업홍보와 통상교류의 장을 넓히는 계기를 만들겠다"며 "경제와 관광 등에서 다양한 지역 개척의 필요성이 제기되는 상황인 만큼 이번 엑스포가 동남아 시장개척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경주세계문화엑스포는 1998년 이래 8차례의 국제행사를 개최하며 2006년엔 캄보디아 앙코르와트, 2013년엔 터키 이스탄불에서 해외 행사를 개최했다. 두 차례의 국제행사를 통해 문화수출을 이뤄냈음은 물론 지방정부 주도의 국제행사로 국제문화교류의 새 장을 열었다는 평가도 받았다.
김 지사는 "중앙정부가 주도하고 지방이 이를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지역이 주도하는 국제화 즉 세방화(世方化·glocalization)의 대표모델로 지금까지 이어온 명성을 이어나갈 것"이라며 "경북 지역민뿐 아니라 동남아 진출 기업과 현지교민, 우리 국민 전체가 자부심을 느끼는 행사가 될 수 있도록 열심히 준비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개막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서 호찌민 현지 행사장 구성은 거의 완료됐고 현재 막바지 점검과 호찌민 현지 홍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김 지사는 "문화를 바탕으로 한 경제협력 모델 창출을 경북이 이끈다는 자부심으로 행사성공을 위해 폐막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국민적인 관심과 응원,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을 당부했다.
경주=김재산 기자 jskimkb@kmib.co.kr
[호찌민-경주세계문화엑스포 2017] 베트남 호찌민市, 한국문화에 한 달간 빠진다
입력 2017-11-06 22: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