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회담 뒤 靑서 ‘트럼프-文 워크’ 우의 다진다

입력 2017-11-04 05:01



靑, 방한 세부 일정 발표

강경화 장관 등 공항 영접
평택 미군기지·현충원 방문
공동회견 땐 질의응답 시간


미국 대통령으로서는 25년 만에 국빈방문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문재인 대통령과 청와대 경내를 산책하고 상춘재에서 환담하는 등 친교의 시간을 갖는다. 트럼프 대통령은 방한 마지막 일정으로 국립현충원 현충탑에 헌화도 할 예정이다. 미국의 현직 대통령이 국립현충원을 찾는 것은 1992년 방한했던 조지 H W 부시 대통령 이후 처음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7일 정오쯤 한국에 도착해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조윤제 주미대사 내외의 영접을 받는다. 21발의 예포를 시작으로 국빈 예우에 따른 공항 도착 행사가 펼쳐진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경기도 평택 주한미군 기지인 ‘캠프 험프리스’를 방문해 한·미 양국 군 장병을 격려한다.

남관표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은 3일 브리핑에서 “평택 기지는 최첨단 시설을 갖춘 세계 최대 규모의 해외 미군기지”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군 통수권자로서 북핵 문제 이해당사국이자 동맹국인 한국에서 굳건한 연합방위태세를 직접 확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이 동맹국으로서 상당한 기여를 하고 있다는 점을 그 무엇보다 상징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캠프 험프리스는 전체 부지 및 건설비 100억 달러 가운데 92%를 우리 정부가 지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양국 군 장병과 오찬을 하고 합동 정세브리핑도 청취할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청와대로 이동해 공식 환영식에 참가한다. 이후 한·미 정상회담을 갖고 북핵 대응 방안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등 양자 현안을 폭넓게 논의할 예정이다. 남 차장은 “한·미동맹 강화,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한·미 공조, 동북아 평화와 안정 구축 방안 등에 대해 깊이 있고 허심탄회한 논의가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상회담 종료 후 두 정상은 청와대 경내를 산책하며 우의를 다질 계획이다.

양 정상은 이어 공동기자회견에서 논의 결과를 발표하고 양국 언론과 질의응답 시간을 갖는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자국 현안에 대한 논란을 의식해 기자회견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지난 6월 3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가졌던 첫 한·미 정상회담에서도 공동언론발표문만 발표하고 질문은 받지 않았다.

공동기자회견이 종료되면 청와대 영빈관에서 문화 공연을 포함한 국빈 만찬이 개최된다. 클래식과 전통음악이 어우러진 퓨전 음악, 케이팝(K-POP) 공연도 예정돼 있다.

방한 둘째 날인 8일에는 오전 주한미국대사관 직원들을 만나 격려한다. 그리고 국회로 이동해 정세균 국회의장 등과 환담한 뒤 국회 본회의장에서 연설한다. 미국 대통령의 국회 연설은 1993년 빌 클린턴 대통령 연설 이후 24년 만이다.

남 차장은 “25년 만에 국빈 자격으로 방문하는 미국 대통령이 우리 국회에서 연설하는 것은 그 의미가 매우 크다”며 “이번 아시아 순방 중 미국의 한반도와 동북아 정세 및 정책 비전에 대해 연설을 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글=강준구 기자 eyes@kmib.co.kr, 그래픽=이석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