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축구리그 마르세유의 파트리스 에브라가 3일(한국시간) 자신을 모욕한 관객에게 발차기를 날려 퇴장 당했다. 축구스타들은 부진할 경우 관중의 야유와 비난을 온몸으로 받곤 하는 신세여서 이에 대한 대응법도 천차만별이다.
에브라는 이날 포르투갈 기마랑이스의 아폰수 엔리케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7-2018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I조 4차전 비토리아 SC와의 경기에 앞서 퇴장 조치됐다. 원정 응원을 온 마르세유 팬들은 몸을 풀고 있는 에브라를 향해 30여분간 야유를 퍼부었다. 에브라는 처음에는 대화로 팬들을 진정시키려 했으나 계속된 비난에 화를 못참고 왼발 하이킥을 날렸다. 에브라는 유로파리그 사상 최초로 경기 시작 전 퇴장당한 선수가 됐다.
에브라처럼 관중의 야유에 폭력으로 대응한 선수가 또 있다. 1995년 1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에릭 칸토나(은퇴)는 날라차기로 상대 관객을 가격했다. 당시 그는 상대 수비를 발로 차서 레드카드를 받았다. 그러자 상대팀인 크리스탈팰리스 팬들의 야유가 쏟아졌다. 칸토나는 야유를 하던 한 관중에게 발차기를 했고, 이는 ‘쿵푸킥’으로 명명됐다. 은퇴 후 칸토나는 “쿵푸킥은 내 축구 인생의 하이라이트였다”고 말했다.
다니엘 알베스(파리 생제르맹)는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FC바르셀로나 시절이던 2014년 4월 관중들의 인종차별에 풍자적으로 대응해 많은 찬사를 받았다. 상대팀 팬이 코너킥을 앞둔 알베스를 향해 인종차별 의미가 담긴 바나나를 집어 던졌다. 그러자 알베스는 곧바로 바나나 껍질을 벗겨 한 입 베어 물었고, 아무 일 없다는 듯 코너킥을 찼다.
SNS 글로 복수를 다짐했건만 오히려 화를 입은 선수도 있다. 마리오 발로텔리(니스)는 오랜 기간 팬들의 인종차별에 시달려 왔다. 그는 2014년 리버풀 시절 인스타그램에 닌텐도 비디오 게임 캐릭터인 ‘슈퍼 마리오’의 사진을 올렸다. 그러고는 “슈퍼 마리오와 같은 인종차별주의자가 되지 마라. 마리오는 일본인이 만든 캐릭터이자 이탈리아 배관공이다. 영어를 사용하며 멕시코인처럼 생겼다. 흑인처럼 점프하고 유대인처럼 동전을 모은다”는 글을 적었다. 하지만 흑인과 유대인을 비하했다는 논란에 휩싸여 영국축구협회(FA)로부터 1경기 출장정지 징계를 받았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
[타임아웃] ‘야유 관객’에 하이킥 날린 에브라… 이런 대응, 왜?
입력 2017-11-04 05: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