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신도 지성·영성 함양해 교회 일꾼 키운다

입력 2017-11-06 00:05
기독교대한성결교회(기성) 평신도대학원 학생들이 2일 오후 6시 서울 강남구 기성 총회 대강당에서 강사로 나선 최동규 서울신대 교수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기성 총회 제공

지난 2일 오후 6시 기독교대한성결교회(기성) 총회 본부 대강당. 머리에 흰 서리가 내려앉은 어르신들이 서로 눈인사를 하며 삼삼오오 모여 앉았다. 한 손엔 강의록을, 다른 한 손엔 볼펜을 든 이들은 강연이 시작되자 강사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집중했다. 강사로 나선 이는 최동규 서울신대 교수. ‘성직주의를 걷어낸 자리에 사도직을 세워야 한다!’는 주제로 강연한 최 교수는 교회 내 평신도 역할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1시간30분의 강의시간 동안 시종일관 집중하는 분위기를 이어간 은발의 학생들은 기성 평신도대학원 2학기 수강생들이다. 은퇴해 일터를 떠난 60∼80대가 많지만 퇴근 후 강연을 듣는 직장인 학생도 꽤 된다. 이날 퇴근 후 강의실을 찾은 회사원 서재숙(53)씨는 “강의를 들으면 식견이 넓어지는 것 같아 피곤해도 매주 찾고 있다”며 “모르던 것도 많이 배우다 보니 더 깊이 있게 기도할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기성 총회는 올해 4월부터 평신도의 자질과 역량 극대화를 위해 평신도대학원을 운영하고 있다. 강의는 매주 목요일 오후 6시에 시작하며 현재 4학기 중 두 학기가 진행된 상태다. 전국 각지에서 모인 수강생 130여명이 등록했으며 매주 평균 60∼70명이 모인다.

교단 소속 평신도대학원이라 기독교 관련 주제만 다룰 것으로 생각하면 오산이다. 정운찬 전 국무총리가 ‘한국경제 무엇이 문제인가’를 주제로 강연했고 이어 김형오 전 국회의장이 ‘바람직한 한국의 미래상’을, 손봉호 고신대 석좌교수는 ‘한국교회의 섬김과 나눔’을 강의했다.

이 외에도 류태영 건국대 전 부총장, 황우여 전 교육부 장관, 정근모 전 과학기술처 장관, 오준 전 유엔대사 등 사회 저명인사 30여명이 강단에 올랐다.

평신도대학원은 향후 수강생의 지성뿐 아니라 영성을 위해 교계 원로 신학자 및 목회자, 신진 신학자, 선교전문가를 적극 초빙할 예정이다. 특히 북한선교 전문가를 초청해 수강생들이 북한 인권과 통일문제에 눈 뜨도록 도울 계획이다.

기성 장로 부총회장인 김춘규 원장은 사회에서 쌓은 능력을 교회에서 발휘할 기회가 없어 안타까워하는 평신도, 특히 은퇴자를 위해 평신도대학원을 만들었다. 김 원장은 “교회에 재능기부를 하고 싶어도 나이가 많아 기회를 얻지 못하거나, 혹은 봉사를 해도 성경지식만 있어 한계가 있는 경우를 많이 봐 왔다”며 “앞으로 평신도의 지성과 영성을 함양해 교회와 사회에 봉사하는 일꾼으로 키우고 싶다”고 말했다.

양민경 기자 grie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