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근로자 3명 중 1명
1년 새 9만8000명 증가
월평균 임금은 156만원
비정규직 근로자가 계속 늘고 있다. 임금근로자 10명 가운데 3명은 비정규직이다. 임금근로자에서 비정규직이 차지하는 비중은 최근 5년 내에서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또 비정규직 근로자의 절반은 다른 선택지가 없어 비정규직을 택했다. 다소 줄었지만 정규직과 임금 격차는 여전했다.
통계청은 지난 8월 기준으로 비정규직 근로자가 654만2000명으로 집계됐다고 3일 밝혔다. 지난해 8월보다 9만8000명 늘었다. 전체 임금근로자(1988만3000명) 중 비정규직 비중은 32.9%까지 뛰었다. 2012년 8월(33.3%)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2014년 8월부터 계속 오름세다.
시간제 근로자가 전년 동월 대비 17만7000명이 늘어난 266만명에 이르면서 전체 비정규직 증가세를 이끌었다. 지난 정부에서 추진한 ‘일자리 나누기’ 정책으로 시간제 일자리가 확대된 것으로 분석된다. 여성의 사회 진출이 늘어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통계청 관계자는 “여전히 육아·가사 부담을 짊어지고 있는 여성들이 시간제 일자리를 선호하는 경향이 많다”며 “숙박·음식점 등에서 시간제 취업자가 많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른 나라와 비교해도 한국의 비정규직 근로자 비중은 높은 편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비정규직(Temporary Workers)’ 기준을 적용하면 지난해 한국의 비정규직 비중은 21.9%였다. 영국(6.0%)이나 일본(7.2%), 독일(13.1%) 등 주요국보다 월등히 많다. 한국보다 비정규직 비중이 높은 국가는 폴란드(27.5%)와 스페인(26.1%) 등이다.
비정규직의 최근 3개월(올해 6∼8월) 월평균 임금은 156만5000원으로 지난해 8월보다 7만1000원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정규직 임금은 279만5000원에서 284만3000원으로 4만8000원 늘었다. 임금에 영향을 미치는 특성을 동일한 조건으로 제한하면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임금 격차는 9.4% 수준이다. 지난해 8월보다 1.1% 포인트 줄었다. 같은 시간 동안 같은 일을 했을 때 정규직은 100만원을 벌고, 비정규직은 90만6000원을 받는다는 의미다.
한편 비정규직을 자발적으로 선택했다는 근로자는 50.1%였다. 나머지 49.9%는 어쩔 수 없이 비정규직을 택한 것이다. 비자발적 비정규직이 된 사유로는 ‘당장 수입이 필요해서’ ‘원하는 일자리가 없어서’가 대부분을 차지했다. 지난해와 비교해 비자발적으로 비정규직을 선택한 근로자 비중은 3.0% 포인트 늘었다.
세종=정현수 기자 jukebox@kmib.co.kr, 그래픽=공희정 기자
‘悲정규직’ 654만명 5년來 최고 비중
입력 2017-11-04 05: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