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지데몬 前 카탈루냐 수반 체포영장·각료 8명은 구속

입력 2017-11-03 19:01
사진=AP뉴시스

분리독립 선언을 주도했던 카탈루냐 자치정부 각료 8명이 구속됐다. 그리고 벨기에에 체류 중인 카를레스 푸지데몬(사진) 전 카탈루냐 수반에 대해선 체포영장이 발부됐다. 중앙정부의 체포령이 거세지면서 카탈루냐 주민의 반발도 커지고 있다.

스페인 법원은 2일(현지시간) 오리올 훈케라스 전 카탈루냐 부수반 등 자치정부 각료 8명을 보석 없이 구속했다. 증거인멸과 도주 우려가 높다고 판단해서다. 독립 선포 전 스스로 사퇴한 산티 빌라 기업장관만 보석금 5만 유로(약 6500만원)를 책정 받았다. 앞서 스페인 검찰은 푸지데몬 등 카탈루냐 자치정부 각료 20명을 반란 선동, 반역, 공금 횡령 등의 혐의로 기소했다. 스페인 법원은 또 독립공화국 선포 이후 브뤼셀로 몸을 피한 푸지데몬과 각료 4명에게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주요 인사들의 구속 소식이 전해지자 바르셀로나의 카탈루냐 자치의회 앞에는 경찰 추산 약 2만명의 군중이 모여 항의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카탈루냐기와 ‘자유’라고 적힌 팻말을 흔들며 석방을 요구했다.

푸지데몬도 TV에 방영된 대국민연설을 통해 주민들에게 스페인 정부에 대한 민주적이고 평화적인 항의를 계속해 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유럽 국가의 하나인 아름다운 카타루냐를 침략했던 스페인 정부가 독립에 대해 격분하는 것은 말도 안 되며 우리 모두를 위협하는 짓”이라며 “카탈루냐 독립문제는 더 이상 스페인 국내 문제가 아니다”고 말했다.

하지만 가디언 등 유럽 언론은 푸지데몬이 유럽 국가들의 지지를 전혀 받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브뤼셀에 있는 푸지데몬과 각료 4명에게 유럽체포영장(EWQ)이 발부될 경우 벨기에 검찰은 따르겠다는 원칙적 입장을 밝혔다.

푸지데몬 역시 망명을 추진하지 않을 것이며 벨기에 당국과 협력할 의향이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하지만 체포될 경우 스페인 정부가 다음달 21일 실시하기로 한 조기 카탈루냐 지방 선거에 참여할 수 없기 때문에 푸지데몬이 벨기에 법원에 체포에 대한 이의를 제기하는 등의 방식으로 최대한 시간 끌기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