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있는 고급 리조트, 교계 행사장으로 인기

입력 2017-11-04 00:01
강원도 원주 오크밸리 리조트의 야간 전경. 위락시설이 없고 자연친화적 환경인 이곳은 최근 각 교회 수련회와 교단 행사 등으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오크밸리 리조트 제공
리조트 내 교회 모습. 오크밸리 리조트 제공
전유택 한솔개발 대표이사
‘기도원·수양원에서 고급 리조트로!’

요즘 열리는 교회 수련회의 풍경이다. 대형 교회 부설 기도원이나 수양원 등지에서 열리는 수련회가 일반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 고급 리조트로 이동하고 있는 것이다. 수련회뿐 아니라 교단의 각종 행사들도 마찬가지다.

과거엔 다수의 객실과 대규모 행사장이 있는 대형 콘도를 선호했다면, 최근엔 서울 도심에서 자동차로 2시간 이내에 접근이 가능하고 기도실과 교회를 갖춘 고급 리조트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한솔개발이 운영하는 강원도 원주 오크밸리 리조트. 서울 신길성결교회(이기용 목사)와 한신교회(강용규 목사), 용인 새에덴교회(소강석 목사), 수원중앙침례교회(고명진 목사), 성남 지구촌교회(진재혁 목사) 등은 매년 이곳에서 전교인 수련회를 개최하고 있다. 기독교대한성결교회는 지난달 23일 목회자 부흥콘퍼런스를, 여의도순복음교회 장로회는 8월 이곳에서 장로회수련회를 개최했다.

다수의 교회가 이곳을 선호하는 이유는 위락시설이 없는데다 자연친화적인 환경에 있다. 최근 제2영동고속도로가 개통된 것도 한몫했다. 서울이나 수원, 인천, 용인에서 출발할 경우 50분∼1시간 30분 안에 도착할 수 있다.

1999년 개장한 리조트는 1129만9374㎡(340만평)의 대지 위에 골프장 63홀, 콘도 1105실, 스키장 슬로프 9면을 보유하고 있다. 2631㎡(796평)의 컨벤션홀 옆에는 잔디광장이 있는데, 여의도순복음교회 장로회는 이곳에서 야외 뷔페를 열었다. 리조트 안에는 산책이 가능한 대형 조각공원과 이인희 한솔그룹 고문이 사재를 털어 직접 세운 교회가 있다.

이기용 신길성결교회 목사는 “지난 8월 전교인 가족수양회를 오크밸리 리조트에서 처음 개최했는데 분위기가 너무 쾌적하고 자연 친화적이었다”면서 “수양회에 참석한 성도 1370명 대부분이 높은 시설만족도를 보여 내년에도 이곳에서 수양회를 개최하려고 예약을 해둔 상태”라고 귀띔했다. 이 목사는 “행사장과 대형 주차공간이 바로 옆에 붙어있고 집회를 위한 영상과 음향이 좋은 시설을 갖추고 있다”면서 “이용료도 만족스러워 다른 교회에도 추천을 해주고 있다”고 웃었다.

새에덴교회 이종민 교무국장도 “10여 군데를 돌며 장년여름수련회를 매년 개최해 왔는데, 지난해부터 이곳에서 수련회를 개최했다”면서 “시설이 고급스러운데다, 충주호 등 인근 관광지와 연계된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이어 “집회장소가 숙소 바로 옆 단독공간이라 다른 투숙객과의 마찰도 전혀 없다”면서 “경치가 수려하고 유흥시설이 없다보니 마치 대형 공원같다. 교회 수련회 장소로는 최고”라고 평가했다.

오크밸리 리조트는 교회의 이용실적이 늘자 2500명 수용 가능한 컨벤션홀에 가로 10.9m, 세로 5.8m의 대형 LED 전광판까지 설치했다.

분당샘물교회에 출석하는 전유택(52) 한솔개발 대표이사는 “리조트를 찾은 목회자들이 시설과 교통접근성 면에서 높은 만족감을 표하며 즉석에서 내년 행사를 예약하고 있다”면서 “회사도 교회에 대한 보답 차원에서 식대보다 훨씬 비싼 고급 식단을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 대표이사는 “리조트는 보통 금요일부터 토요일까지 가장 성수기”라면서 “반면 교회는 주일부터 목요일까지 시설을 사용하는 패턴을 갖고 있어 적극적으로 교회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고 귀띔했다.

원주=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