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터널 앞 유류 화물차 폭발사고… 3명 사망

입력 2017-11-02 19:05 수정 2017-11-02 21:23
2일 오후 경찰과 소방관들이 차량 10대가 전소되고 3명이 사망한 경남 창원시 성산구 창원터널 앞 사고 현장에서 작업을 하고 있다. 도로에는 드럼통이 뒹굴고 차량은 불에 타서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 정도다. 경남신문 제공
시신 훼손 심해 신원 파악 안돼
운전자 5명 화상 병원서 치료 중

터널 앞 중앙분리대 들이받아
윤활유통 반대편 차량 덮쳐

차량 10대 화재 ‘아수라장’


2일 오후 1시20분쯤 경남 창원시 창원터널 앞에서 기름을 싣고 달리던 5t 화물차가 중앙분리대를 들이받았다. 충돌과 동시에 사고 트럭은 화염에 휩싸였고 기름통들이 반대편 차로로 떨어져 자동차들에 연쇄 화재를 일으켰다. 차량 10대가 전소되고 사고트럭 운전사와 승용차 운전자 2명 등 3명이 숨졌다. 운전자 5명도 화상을 입어 인근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불은 오후 2시10분쯤 출동한 소방서에 의해 진화됐다.

이날 사고는 김해시 장유면에서 창원 방향으로 진행하며 내리막길을 달리던 사고 트럭이 콘크리트 중앙분리대와 부딪히면서 시작됐다. 창원소방본부는 트럭에 실린 차량용 윤활유 20ℓ짜리 드럼통 30개, 20ℓ짜리 말통 40개가 반대 차도로 떨어져 대형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했다.

이기오 창원소방본부장은 “사망자가 발생한 차량은 모닝, 스파크, 5t 트럭 1명씩”이라며 “현재 시신 훼손이 너무 심해 사망자의 정확한 나이와 성별 등 인적 파악이 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한때 영아로 추정되는 시신을 품에 안은 채 발견된 사망자도 있었다는 얘기가 돌았으나 경찰과 소방당국 확인 결과, 영아 사망자는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사고 화물차를 뒤따르던 승용차 운전자로부터 “사고 직전 화물차가 지그재그로 달렸다”는 진술을 확보해 정확한 사고 원인 조사에 나섰다. 브레이크 파열 가능성이 주목된다.

사고 현장은 참혹했다. 소방대에 의해 진화가 완료됐음에도 사고 현장 100여m 전부터 탁한 연기 냄새가 코를 자극했다. 사고 장소인 창원터널 진입로는 불에 탄 기름 찌꺼기가 물과 범벅이 된 채 시커멓게 뒤덮였다. 길가 수풀 수십m도 폭발의 여파를 보여주듯 검게 그을렸다.

현장에는 차량 10대가 새까맣게 타버린 채 뼈대만 남아 있었고, 일부 차량은 차체가 심하게 찌그러져 있었다. 이 차량들 주변으로는 드럼통이 수십개 나뒹굴었다.

창원=이영재 기자 yj3119@kmib.co.kr, 그래픽=이석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