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가을! 책과 영화가 만나 문예를 읊조리다

입력 2017-11-03 05:05

여러 나라의 책과 영화가 만나 상상력의 나래를 편다. 국내 최초로 책을 테마로 한 ‘책 영화제(포스터)’가 전북 고창에서 열린다.

고창군 해리면에 있는 ‘책마을 해리’ 일대에서는 3∼5일 ‘책 영화제/고창’이 펼쳐진다. ‘책과 영화, 모험을 떠나다’를 주제로 내세운 이번 영화제에선 세계 8개국의 책 24권과 영화 28편을 만날 수 있다. 영화제는 책마을 해리와 고창시민공동체, 주민, 영화제 서포터즈인 ‘해리포터즈’가 함께 마련했다.

상영 영화는 ‘창문 너머 도망친 100세 노인’ ‘마당을 나온 암탉’ ‘별주부 해로’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등이다. 각 영화가 끝나면 영화에 영감을 주거나 관련된 주제의 책을 읽는다. 또 영화감독, 평론가 등 전문가들이 영화와 책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책 영화제 기간에는 세 차례의 의미 있는 출판기념회가 진행된다. 먼저 지역 어르신들이 쓴 자서전 ‘이토록 그립고 아름다운’ 출판 행사. 조기담(73), 김성자(73·여)씨 등 11명은 지난 6개월간 ‘함께 읽기와 함께 쓰기’를 통해 자신의 이야기를 글로 표현했다.

또 주민들이 펴낸 ‘여든, 꽃’ ‘마을, 숨은 이야기 찾기’ 등 마을그림책 출판 행사와 청소년인문독서예술캠프에 참여한 200여명의 어린 작가들이 펴낸 시집과 서평집, 만화책 등 8권의 출판기념회도 열린다.

더불어 ‘대하소설 첫권 떼기’와 ‘밤샘 영화’ ‘밤샘 독서’ 등이 이어지고 노래 공연도 깊어가는 가을밤을 수놓는다. 참가비는 없다.

책을 주제로 한 ‘책 영상 공모전’도 진행돼 수상자에게는 대하소설 전집과 책마을 해리 가족 숙박권 등이 주어진다. 3일간의 축제 과정은 한권의 책으로 엮어질 예정이다.

이대건(47) 대표는 “이번 영화제는 지역공동체와 함께하는 지역한마당 잔치로 꾸며졌다. 검색해보니 책을 테마로 한 영화제는 다른 나라에서도 찾아보지 못했다”며 관심과 참여를 당부했다.

한편 책마을 해리는 서울서 출판업을 하던 고창 출신 이 대표가 폐교된 나성초등학교를 인수해 2008년 문을 연 책마을 출판공동체다. 이곳에서는 출판을 비롯 책학교, 주민을 위한 글배움터, 종이박물관, 책도서관 운영 등 다양한 문화사업을 펼치고 있다.

고창=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