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일이(112) 전화로 일일이 신고하자.”
1957년 7월 서울경찰청은 이런 표어를 내걸고 신고 전화를 창설했다. 전화 보급률이 높아지면서 도입한 최신 기술이었다. 경찰은 “112번에 신고하면 5분 이내에 시내 각 경찰서에 수배되게 된다”고 홍보했다. 당시 신문 기사에는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의 영화 제목을 패러디해 ‘다이알 112를 돌려라’는 제목이 붙었다.
112 신고 전화는 불의를 참지 못하는 시민이 정의감을 발휘할 통로가 됐다. 그해 신학대 학생이 맞아 숨지는 일이 있었는데, 피해자 가족이 신고하지 않아 경찰도 몰랐던 사건을 한 목격자가 112로 신고해 범인을 잡을 수 있었다. 종로4가에 있던 천일백화점에서 깡패 수십 명이 패싸움을 할 때엔 한 시민의 신고로 경찰이 출동해 깡패를 일망타진하기도 했다.
2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사에서 112 창설 60주년 기념식이 열렸다. 경찰은 신속한 112 신고 접수와 지령으로 중요사건을 해결하는 데 기여한 서일석·김성은 서울경찰청 경위, 강연희 대구경찰청 경사 등 경찰관 3명에게 유공기념패를 수여했다.
경찰은 새로운 표어도 공개했다. ‘도와주세요, 112! 112를 도와주세요!’다. 112 신고 전화가 국민을 위험에서 구해준다는 의미와 함께 허위신고 탓에 경찰이 신고 접수 업무에 집중하기 힘들다는 의미도 담았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112에 접수된 허위신고는 4503건이었다. 경찰청 관계자는 “허위신고와 민원성 신고 탓에 112가 긴급신고에 역량을 집중하기 힘든 만큼 국민들의 협조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윤성민 기자 woody@kmib.co.kr
112 신고전화 창설 60주년 “이젠 112를 도와주세요”
입력 2017-11-03 05: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