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고·외고 ‘합격’ 자신 없으면 신중해야… 문답풀이

입력 2017-11-02 18:12 수정 2017-11-02 21:59


정부가 내년부터 자사고·외고·국제고도 일반고와 동일한 시기에 신입생을 선발토록 함에 따라 고교 입시에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자사고·외고·국제고에 지원하려면 불이익을 감수토록 했기 때문에 이 학교들에 대한 선호도 하락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달라지는 내용을 문답으로 풀어봤다.

자사고·외고·국제고 지원해도 될까

“합격할 확신이 들지 않는다면 신중해야 한다는 게 입시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견해다. 불합격할 경우 선호도 높은 일반고로 갈 가능성이 현저히 줄어든다. 처음부터 자사고·외고·국제고를 지원하지 않고 일반고를 택했던 학생들이 고르고 남은 학교에 가야 하기 때문이다. 미달된 자사고·외고·국제고의 추가 모집에 지원하는 방법도 있지만 여기에서도 떨어지면 갈 학교가 없어지는 낭패를 볼 수 있다. 이 때문에 눈치작전이 기승을 부릴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자사고의 경우 현재도 경쟁률은 1.5대 1 수준으로 높지 않으며 미달인 곳도 있다. 이번 정부 조치 때문에 자사고·외고·국제고의 경쟁률이 더 떨어질 것으로 예상해 오히려 역선택을 할 수 있다는 관측도 일부 있다. 고교 내신을 절대평가로 전환하는 성취평가제 도입 여부도 변수다. 이 제도가 도입되면 대입 인프라가 잘 돼 있는 자사고·외고·국제고의 선호도가 높아질 수 있다. 현재 중2 학생은 시·도교육청별로 구체적인 모집요강과 전형 일정이 공개되는 내년 3월까지 구체적인 지원 전략을 짜는 건 유보하는 게 좋다.”

전국 단위 자사고는 어떻게 되나

“자사고·외고·국제고의 선발 방식은 유지되므로 진학을 희망하는 중학생들은 종전 방식대로 준비하면 된다. 서울 소재 자사고의 경우 1단계에서 내신성적 제한 없이 추첨으로 1.5배수를 가려내고 2단계에서 자기주도학습 영역과 인성을 평가해 뽑는다. 서울 외 지역의 자사고는 1단계에서 내신과 출결상황을, 2단계에서 자기주도학습 영역과 인성을 평가해 왔다. 선발 방식 변경은 전체적인 고교체제 개편의 틀 속에서 다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자사고·외고·국제고의 후기고 전환은 1단계 조치다. 2단계에는 자사고·외고·국제고 가운데 성과를 평가해 기준 미달 학교와 희망 학교를 일반고로 전환한다. 3단계에선 국가교육회의를 통해 고교 서열화를 해소하는 방향으로 고교체제를 개편한다. 민족사관고 상산고 등 전국 단위 자사고의 경우 광역 단위 선발로 축소하는 방안이 논의됐지만 특성화고 마이스터고 예·체고 등과의 형평성을 고려해 그대로 두기로 했다.”

초등·중학생의 사교육이 감소할까

“초등학생과 중학생의 사교육비 부담을 높이는 데 큰 몫을 차지하는 과학고와 영재고가 전기고로 유지됐기 때문에 사교육비 감소와 중학교 교육 정상화 대책으로는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하지만 과학고·영재고는 국가 과학 엘리트 양성을 위해 우선 선발권을 유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과학고·영재고까지 후기고로 전환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자사고·외고·국제고를 일반고로 전환하는 것만으로도 고교 서열화가 완화되는 효과가 있어 사교육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한다. 하지만 입시 전문가들의 견해는 다르다. 자사고·외고·국제고 지원에 따른 위험성은 높아졌는데 학생이나 학부모에게 공개되는 정보는 제한적이어서 고액 사설 컨설팅이 더욱 성행할 것이란 우려도 있다. 특히 이번 개정안의 첫 적용 대상인 중2 학생은 대입에서도 큰 폭의 변화를 겪는 첫 세대다. 이들이 치르는 대입 방식은 내년 8월 발표되기 때문에 불확실성은 더욱 크다. 이 때문에 이것도 해보고 저것도 해보다 오히려 사교육비 부담이 증가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도경 기자 yido@kmib.co.kr, 그래픽=공희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