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고와 같은 후기모집 전환
자사고 떨어진 수험생은
자리 남은 일반고로 가거나
자사고 추가모집 중 선택해야
文정부 고교서열 완화 첫 조치
과학고·영재고는 제외돼 한계
현 중학교 2학년생이 고등학교에 진학하는 2019학년도 입시부터 자율형사립고·외국어고·국제고의 우선선발권이 폐지된다. 일반고와 동시에 진행되는 자사고·외고·국제고 입시에 실패하면 비선호 일반고에 진학해야 하는 등 불이익이 따르기 때문에 진학 수요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정부의 첫 고교 서열화 완화 조치이지만 과학고·영재고가 제외돼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교육부는 자사고·외고·국제고를 전기 모집에서 후기 모집으로 전환해 우선선발권을 폐지하는 내용을 골자로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을 개정한다고 2일 밝혔다. 개정안은 40일간의 입법예고를 거쳐 확정되며 2019학년도부터 적용된다.
현재 전기 모집 고교인 자사고·외고·국제고는 후기 모집 고교로 전환돼 일반고와 동일한 시기에 신입생을 뽑는다. 현행 고교 입시는 8∼12월 신입생을 뽑는 전기고와 12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선발하는 후기고로 나뉘어 진행된다. 자사고·외고·국제고에 지원한 경우 불합격해도 일반고 지원자와 동등한 위치에서 후기고에 지원했다. 하지만 2019학년도부터는 일반고와 마찬가지로 후기에 모집을 하기 때문에 자사고·외고·국제고에 떨어진 수험생은 일반고 진학을 선택한 학생들이 고르고 남은 학교로 가야 한다. 통학거리가 길거나 비선호 학교로 배정될 가능성이 높다. 정원 미달된 자사고·외고·국제고의 추가 모집에 응할 수도 있다. 여기서 재차 떨어진다면 추가 모집하는 다른 미달 학교들을 전전하다 재수하거나 검정고시를 봐야 할 수도 있다.
자사고·외고·국제고의 선발 방식은 현행대로 유지된다. 서울 소재 자사고는 1단계 추첨과 2단계 면접, 서울 외 지역에서는 내신 성적과 면접 등을 거쳐 뽑고 있다.
교육시민단체인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과학고와 영재고는 손대지 않고 자사고·외고·국제고의 선발 방식도 그대로여서 한계는 있지만 고교 서열화 개선의 첫발을 뗐다는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오세목 자사고연합회장(중동고 교장)은 “자사고 의견은 단 한 번도 듣지 않고 내놓은 불통 정책”이라며 “자사고를 선택했다 떨어지면 비선호 학교로 강제로 학생을 밀어 넣겠다는 비교육적인 정책”이라고 비난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환영 입장을 밝히면서도 “선지원 후추첨제와 결합되지 않으면 효과가 제한적이어서 아쉬움이 남는다”며 “고교 서열화를 실질적으로 없애기 위해 선지원 후추첨제 도입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글=이도경 기자 yido@kmib.co.kr, 그래픽=안지나 기자
자사고 떨어지면 미달학교 갈 수도… ‘우선선발권’ 폐지
입력 2017-11-02 18: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