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곤 축구협회 기술위원장 전격 사퇴

입력 2017-11-02 18:30 수정 2017-11-02 21:44

‘히딩크 논란’ 등으로 입지 흔들
대표팀 부진하자 팬들 사퇴 압력
축구협회, 다음 주 중 차기 논의

김호곤(66·사진)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장 겸 부회장이 대표팀 경기력 부진, ‘히딩크 논란’ 등에 책임을 지고 전격 사퇴했다.

김 위원장은 2일 축구협회를 통해 “대표팀이 새로운 도약을 하기 위해 이 시점에서 사퇴하는 것이 도리라고 판단했다. 대표팀에 외국인 코치를 영입하는 업무도 거의 끝났기에 기술위원장으로서 할 수 있는 역할도 어느 정도 마무리가 되었다고 본다”고 밝혔다. 그는 협회 기술위원장과 부회장직에서 모두 물러나기로 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6월 울리 슈틸리케 전 대표팀 감독과 동반 사퇴한 이용수 기술위원장의 후임에 올랐다. 이어 차기 대표팀 사령탑으로 신태용 감독을 선임했다. 한국 대표팀이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마지막 두 경기에서 졸전 끝에 간신히 본선 티켓을 거머쥐고, 10월 두 차례 유럽 원정 평가전에서도 잇따라 참패하자 김 위원장은 신 감독과 함께 팬들로부터 사퇴 압력을 받았다. 여기에 난데없는 ‘히딩크 논란’에 휩싸이며 김 위원장의 입지는 더욱 흔들렸다.

슈틸리케 감독이 경질된 후 거스 히딩크 전 감독은 측근인 노재호 히딩크재단 사무총장을 통해 한국 대표팀 감독을 맡고 싶다는 뜻을 김 위원장에게 밝혔다. 하지만 김 위원장은 “히딩크 감독 측으로부터 어떤 연락도 받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후 김 위원장과 노 사무국장의 카카오톡 메시지가 공개되면서 김 위원장이 고의적으로 히딩크 감독의 제안을 묵살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일었다. 이로 인해 최근 국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하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결국 김 위원장은 대표팀의 경기력이 좀처럼 호전되지 않은 가운데 각종 논란의 당사자로 지목되자 백기를 든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끝으로 “대표팀이 심기일전해서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는 훌륭한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 확신한다”면서 “대표팀과 신태용 감독에게 변함없는 지지와 격려를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축구협회 관계자는 “새 기술위원장 선임에 대한 논의가 이르면 다음 주 중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