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나물에 그 밥’이 안 되려고 열심히 노력하는 중입니다.”
오는 11∼24일 서울 일대에서 제38회 서울무용제가 열린다. 전통춤의 대가, 스타 춤꾼은 물론 ‘몸치’ 일반인까지 참여한다. ‘그들만의 리그’를 이처럼 대중이 참여하는 축제로 바꾼 조남규(54·사진) 한국무용협회 이사장을 지난달 31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빌딩에서 만났다.
그는 지난 1월 말 제22대 이사장에 당선됐다. 전임인 20대 조흥동(14년), 21대 김복기(12년) 이사장 2대에 걸친 장기집권 체제를 종식시켰지만 무용계에서 그에 대한 비판이 없었던 건 아니다. 전임자와 같은 한양대 무용학과 출신으로 한솥밥을 먹었기 때문이다.
조 이사장은 “그분들의 장점을 지켜봤다. 그래서 어떤 부분에서 변화가 필요한지도 안다”며 차별화를 강조했다. 그가 내건 개혁의 핵심은 무용의 대중화. 서울무용제의 하이라이트인 한국무용대상은 1979년부터 시작된 한국안무가의 등용문이다. 그는 “경연 측면에서는 좋은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그들만의 리그라는 비판을 받았다. 정체성은 살리면서 축제 분야를 강화시켜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올해부터 한국무용대상을 오디션처럼 야외에서 개최해 호평을 받았다. 일반인이 참여하는 ‘네 마리 백조 페스티벌’도 만들었다. 9일로 예정된 결선 관람 티켓은 벌써 동났다.
그는 인생의 전환점으로 두 가지를 꼽았다. 우선 고교 때 교회 교사의 제안으로 전통 춤을 접했다가 무용 인생을 시작한 것이다. 대학 시절엔 부모가 경제적 지원을 끊을 정도로 반대했지만 그의 열정을 꺾지 못했다.
여러 콩쿠르에 입상하며 군 면제를 받을 정도로 실력을 인정받았다. 두 번째는 기획 분야 경험이다. 1990년대 중반 서울시뮤지컬단에서 안무를 하던 그는 마침 공석이던 기획실장을 맡으며 공연기획에 눈뜨게 됐다.
그는 “그때 음악 뮤지컬 연극 연출 언론 등 다양한 분야 사람들을 만났다. 이사장 취임 후 개혁 구상을 바로 현장에 접목시킬 수 있는 건 그때 경험 덕분”이라며 환히 웃었다.
글=손영옥 선임기자 yosohn@kmib.co.kr, 사진=서영희 기자
조남규 한국무용협회 이사장 “그 나물에 그 밥 안 되려고 땀 흘리지요”
입력 2017-11-02 18:59 수정 2017-11-02 21: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