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이 2일 이스라엘의 미래기술 관련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에 대한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밝혔다. 이스라엘 자동차 시장에서 판매량 1∼2위를 차지하고 있는 현대·기아차는 최근 들어 이스라엘과의 협력에 부쩍 속도를 내고 있다.
현대차는 10월 31일부터 11월 1일까지 이스라엘에서 개최된 ‘2017 대체연료 & 스마트 모빌리티 서밋’에 참석해 이스라엘의 인공지능, 센서융합, 사이버 보안 등 미래기술 분야 유망 스타트업을 발굴해 대규모 투자와 공동 개발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전략기술본부 지영조 부사장은 이 자리에서 “현대차는 미래에 완전히 새로운 스마트 모빌리티를 선보이기 위해 이스라엘 스타트업들과 손잡고 ‘마켓 셰이퍼(Market Shaper)’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서밋은 이스라엘 총리실 주관으로 매년 개최되는데 글로벌 기업 경영자, 정책 관계자 등이 참석해 미래 이동수단과 혁신 비즈니스 등을 논의한다.
현대차는 스타트업에 대한 대규모 직접 투자와 함께 벤처 캐피털 등 파트너를 통한 다양한 간접 투자를 하기로 했다. 또 이스라엘 혁신기업과의 협업, 연구·개발을 담당하는 ‘오픈 이노베이션센터’도 내년 초 현지에 설립한다.
현대차그룹은 앞서 지난 9월 이스라엘의 명문대인 테크니온 공과대학, 한국의 카이스트와 함께 ‘HTK 글로벌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 컨소시엄은 차세대 신기술을 공동 연구하고 우수 기술력을 보유한 유망 스타트업을 발굴, 육성한다. 정의선 부회장도 지난달 서울 양재동 현대차 본사에서 이스라엘 자율주행 기술 업체 모빌아이의 최고경영자 암논 샤슈아와 회동했다. 지난 5월에는 직접 모빌아이 본사를 방문하기도 했다.
이스라엘은 현대차그룹의 주요 시장이기도 하다. 이스라엘 자동차 시장에서 현대차는 올 9월까지 3만3127대, 기아차는 3만397대를 팔아 도요타(2만6353대)를 멀찍이 따돌렸다.
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
현대차의 ‘이스라엘 사랑’… 대규모 투자에 공동 개발, 왜?
입력 2017-11-03 05: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