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기자-박구인] 불안감 안긴 평창동계올림픽 출발무대

입력 2017-11-02 18:28 수정 2017-11-02 21:49

지난 1일 열린 국내 성화도착 행사는 2018 평창동계올림픽의 출발 무대였다. 많은 스타와 체육계 인사들이 성화를 맞이하며 올림픽 성공을 기원한 이날 행사는 겉보기엔 성공적이었지만 실제로는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의 미숙한 운영으로 잡음이 적지 않았다.

‘피겨 유망주’ 유영, 가수 수지 등 101명은 이날 인천대교 위에서 성화봉을 들고 뛰었다. 그러나 현장은 제대로 통제되지 않았다. 역사적 순간을 보려는 팬과 시민들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성화 주자들은 뛰기 힘들 정도였다. 안전사고 우려도 있었다. 조직위 측은 “예상보다 행사 규모가 커지면서 문제가 생겼다”고 해명했다.

행사장을 오고가는 교통편에 대한 대비 소홀도 문제였다. 행사가 열린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은 개장조차 되지 않아 별도의 대중교통편이 없는 곳이다. 보안상 출입 절차도 까다로워 등록 인사들이 탄 택시만 들어올 수 있었다. 문제는 빈 택시가 홀로 못 들어와 그곳에서 나가려는 사람이 교통편을 찾을 수 없었다는 점이다.

조직위는 성황봉송길인 인천대교로 향하는 셔틀버스에 기자 등 관계자들이 동승할 것으로 생각하고 개인 일정차 먼저 자리를 떠야하는 사람들을 고려하지 않았다. 한 외신기자는 행사 도중 이동하려다 황당한 상황을 접하고 “도대체 여기서 어떻게 나가야 하느냐”며 난처해했다.

성화도착 행사장엔 미디어석조차 없었다. 조직위 관계자는 “갑자기 참가자가 늘어 미디어석을 없앴다”고 말했다. 전 세계 주요 미디어, 체육계 인사들이 대거 몰려올 올림픽 때도 이런 해명이 통할지 의문이다.

지난해의 국정농단 사태 후유증을 떨쳐내고 성공적인 올림픽을 치르려면 철저하고 신속한 준비가 필수적이다. 기초적인 현장 운영조차 허술히 하면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얻기 쉽지 않다. 이번 일이 반면교사가 돼야 한다. 시간이 없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