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연준의장 지명된 파월은… “현명한 올빼미” “합의 도출자”

입력 2017-11-03 05:02
사진=AP뉴시스

옐런 정책 대부분 계승할 듯

英은행, 10년 만에 금리인상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차기 의장에 제롬 파월(사진) 현 연준 이사가 사실상 내정됐다. 시장에선 ‘조용한 리더십’의 파월이 재닛 옐런 현 의장의 정책을 대부분 승계할 것으로 예상한다.

한국시간으로 2일 새벽에 끝난 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선 예상대로 이달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대신 다음 달 12∼13일 열리는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할 계획임을 강하게 암시했다. FOMC는 성명에서 “태풍 피해에도 불구하고 경제활동의 양호한 속도가 확대되고 있다”며 “노동 수요도 여전히 높다”고 밝혔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일 파월 이사를 만났고, 그를 차기 연준 의장으로 지명할 의사를 통보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조만간 지명 사실을 공표할 예정이다.

국제금융센터는 워싱턴포스트의 분석을 인용해 파월 이사를 ‘합의 도출자(Consensus Builder)’로 표현했다. 절대로 화내지 않고, 나서기보다 묵묵히 일하며, 순자산 2000만 달러(230억원) 이상의 부자인데도 자전거로 출퇴근하는 등 평범한 삶을 추구하는 인물로 평가했다.

한국은행은 파월 이사의 ‘향후 통화정책 방향에 대한 예상’ 자료에서 “2012년 연준 이사 취임 이후 모든 FOMC 회의에서 의장과 같은 입장을 취해 왔다”며 “현재 통화정책에서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올해 3회, 내년 3∼4회 기준금리 인상이라는 연준의 점진적 통화정책 기조를 따라가면서 월 100억 달러 규모의 느슨한 자산 축소 방침도 고수해 시장 충격을 최소화할 것이란 예측이다.

다만 ‘제3의 길’을 걸을 수도 있다. 파월 이사는 금융규제와 관련해 옐런 의장보다 완화된 입장을 취하고 있다. 한은은 “통상 FOMC 위원들을 매파(통화긴축 선호)와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로 구분하지만, 파월은 현명한 판단을 추구해 왔기에 ‘올빼미(Wise Owls)’에 해당한다는 평가도 있다”고 소개했다.

한편 영국중앙은행(BOE)은 이날 기준금리를 연 0.25%에서 0.50%로 0.25% 포인트 인상했다. 2007년 7월 이후 10년 만의 금리 인상으로 글로벌 긴축흐름 강화를 시사한다.

우성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