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주여” 국내외 교회서 34만여명 기도 불지펴

입력 2017-11-03 00:01
‘2017 다니엘기도회’ 참석자들이 1일 서울 강동구 강동대로 오륜교회에서 통성기도를 하고 있다. 기도회는 오는 21일까지 이어진다. 강민석 선임기자
첫날 강사로 나선 김은호 목사. 강민석 선임기자
1일 오후 5시30분 서울 강동구 강동대로 오륜교회(김은호 목사). 조명이 채 켜지지 않아 어둑어둑한 예배당 맨 앞자리에서 기도 중인 성도들이 눈에 띄었다. 이름 대신 안수집사라고 직분만 밝힌 한 성도는 “오후 3시30분부터 기도제목을 되뇌며 21일간의 다니엘기도회를 준비했다”고 했다. 기도회 참석은 이번이 세 번째. 지난 2년 동안 꼬박 21일을 빼놓지 않고 참석했다는 그는 “가장 중요한 건 기도 중에 내 신앙을 돌아보고 더 철저하게 회개하는 일”이라며 두 손을 모았다.

오후 6시. 기도회 ‘본 순서’ 시작을 2시간여 앞둔 시각이었지만 2층부터 4층까지 4000여석이 가득 메워졌다. ‘2017 다니엘기도회’는 오는 21일까지 이어지는데, 기도회 첫날인 이날에만 40여개국, 90여개 교단, 9734개 교회에서 34만여명의 성도가 동시에 기도의 불을 지폈다. ‘열방과 함께하는 기도회’라는 다니엘기도회 취지가 드러나는 대목이었다.

오후 7시. 무대 앞 대형 스크린에 제주지역 참여교회들이 등록한 기도제목이 슬라이드 쇼로 펼쳐졌다. 저마다 사역현장을 향한 기도제목을 묵상하며 성도들은 고개를 숙였다. 다니엘기도회에선 매일 다른 지역의 날을 정해 해당 지역이 가장 필요로 하는 주제로 기도의 힘을 모은다.

첫날 지역은 제주였다. ‘제주 지역에 만연한 우상숭배(1만8000여 토속신)가 그치게 해 주옵소서.’ ‘제주 땅이 관광객들로 인한 소비문화, 도박, 음주, 유흥과 폭력의 죄로 물들지 않게 하소서.’ 제주 복음화를 위한 기도 소리가 예배당에 가득 찼다.

프레전스 찬양팀과 찬양사역자 송정미의 문화공연에 이어 첫날 사회를 맡은 표순호(제주순복음교회) 목사가 등단했다. 표 목사는 성도들과 함께 나라와 민족, 다니엘기도회, 수험생을 위한 기도, 공동기도문을 낭독하며 “신실한 예배자로 거듭나자”고 독려했다. 기도회 참가자들은 21일간 ‘정치와 사회’ ‘인터넷 선교’ ‘이단 세력에 대한 대응’ ‘농어촌교회’ 등을 주제로 공동기도를 드린다.

첫날 강사로 나선 김은호 목사가 마이크를 잡았다.

“지금 우리는 교단과 교파를 초월해 1만여 교회가 함께 기도하는 자리에 있습니다. 기독교 역사에 없었던 놀라운 현장의 증인이 된 것입니다.” 그의 메시지가 이어졌다. “기도의 응답을 더디게 만드는 것은 우리 자신입니다. 죄를 자복하고 하나님의 임재를 구하며 기도했던 다니엘처럼, 철저하게 회개하고 기도할 때 하나님께서 우리의 삶을 통해 응답해 주실 것입니다.”

다니엘기도회의 하이라이트인 통성기도 시간. 예배당 전체가 온몸으로 기도하는 성도들로 들썩였다. 두 팔을 들고 한없이 눈물을 흘리는 청년, 가슴을 치며 울부짖는 할머니, 무릎을 꿇은 채 하나님의 임재를 호소하는 중년 여성 등이 연신 “주여”를 외치며 기도했다. “내가 교만했습니다. 미움을 내려놓지 못했습니다” “주님, 나의 죄 때문에 기독교가 ‘개독교’가 됐습니다”…. 여기저기서 회개가 터져 나왔다.

기도회에는 마더테레사상 수상자 사티쉬 쿠마르(인도 갈보리템플) 목사, 정신건강 상담사 조세핀 김(하버드대 교육대학원) 교수, 북한에 31개월 동안 억류됐다 석방된 임현수(캐나다 큰빛교회) 목사 등이 강사로 나선다.

최기영 기자 ky710@kmib.co.kr, 사진=강민석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