엇갈린 상가 임대료… 합정역·종각 ↑ 강남·신사역 ↓
입력 2017-11-03 05:00
3분기 서울 상권, 강북 오르고 강남 내려
합정역 13%↑… 종각, 3분기째 상승
익선동은 젠트리피케이션 우려까지
강남은 신사동 가로수길도 하락세
올해 3분기 서울 상권 임대료가 ㎡당 3만3700원으로 전 분기 대비 2% 가량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북촌과 합정을 포함한 강북 상권의 임대료는 올랐으나 강남역 일대 등 강남 상권 임대료는 떨어졌다. 단절됐던 한·중 관계도 해빙 분위기를 맞으면서 임대료 상승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2일 부동산114가 발표한 상권임대동향에 따르면 올 3분기 서울 상권 임대료는 ㎡당 3만3700원으로 전 분기와 비교해 1.8% 상승했다. 특히 대표적인 도심 상권인 종각역 일대의 임대료는 2분기 5만원에 이어 3분기 5만6000원으로 3분기째 상승세다.
망리단길로 유명한 망원동의 임대료는 3분기 ㎡당 3만5500원으로 전 분기보다 2.5% 상승했다. 인근 합정역과 연남동 상권도 각각 13.1%, 1.2%씩 올랐다. 중국인 관광객 효과가 컸던 홍대 상권(㎡당 3만7400만원)은 일본 관광객이 빈자리를 채우며 회복세로 접어 들었다. 신촌 상권(㎡당 3만6500만원)은 20대 소비층의 접근성이 좋은 엔터테인먼트 업종 위주로 점포들이 잇달아 들어서는 추세다.
종로구 익선동의 성장세도 눈에 띈다. 생활 한옥이 늘어선 좁은 골목에는 개성을 지닌 점포들이 속속 들어섰다. 유동인구가 늘며 최근 2년 동안 매매·임대 물건은 자취를 감췄다. 김민영 부동산114 선임연구원은 “3.3㎡당 매매는 4000만∼5000만원까지, 임대는 20만원까지 나온다”며 “매물 품귀로 호가가 높아지면서 젠트리피케이션 우려도 높아지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북촌 일대 상권은 한 분기 만에 14.1% 오르기도 했다.
다만 강남권역 상권은 하락세다. 신사역(-4.8%), 압구정(-2.0%), 강남역(-7.5%) 부근의 임대료가 하락했다. 특히 신사동 가로수길은 중국인 관광객 수요를 대상으로 하는 대기업 SPA브랜드, 코스메틱 업종이 부진을 면치 못하는 모습이다. 외교적 이슈로 관광객 방문이 뜸해지면서 매출에도 큰 타격을 받았다는 분석이다. 다만 삼성역은 오피스 상권이어서 상주 수요를 대상으로 한 요식업종 위주로 상권이 조성돼 충격이 덜했고, 2분기에 비해 임대료가 0.9% 상승했다. 점포당 면적이 작지 않아 음료보다는 식사류 위주로 점포구성이 이뤄졌다. ㎡당 10만원 수준에서 일부 고가 매물이 출시되며 임대료 수준이 상승한 것으로 보인다.
김민영 선임연구원은 “4분기는 긴 추석연휴와 코리아세일페스타를 시작으로 상권별 크고 작은 축제가 진행되지만 할인 폭이 크지 않고 할인대상도 비인기품목이 주를 이루는 등 내수 진작을 위한 동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많다”며 “성탄절과 연말이 포함된 계절적 성수기인 만큼 서울 주요 상권의 분위기는 활기를 띨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중간 관계 개선 기조로 중국 관광객이 다시 늘어나면 임대료 상승폭도 가팔라질 전망이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 그래픽=공희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