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1일 한·중 관계 회복 조짐에 대해 “이제 시작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2018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에 앞서 국회의장실에서 정세균 국회의장과 여야 지도부를 만났다.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한·중 관계에 대해 “외교는 그때그때 다 보여드릴 수 없는 속성이 있다”며 “언제든지 물밑 노력을 하고 있으니 시간을 좀 주시고 기다려 달라”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정부의 주요국 외교와 관련해 “이제 (취임) 6개월이 지나고 있는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한 일정이 지나면 큰 흐름이 일단락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최저임금 인상에 대해선 “고용을 유지하고 임금노동자의 삶을 개선하는 결과를 얻어야 내년에도 최저임금을 인상할 수 있다”며 “최저임금 인상이 안착할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 달라”고 여야 지도부에 협조를 요청했다. 이어 “상당히 큰 폭의 인상이어서 우리 사회가 감당할 수 있을지, 또 고용 감소 등의 부작용은 없는지 걱정하는 것은 당연하다”면서도 “찬반을 넘어 이제 결정된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간담회에는 정 의장과 심재철(자유한국당) 박주선(국민의당) 국회부의장,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주호영 바른정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 이정미 정의당 대표 및 각당 원내대표가 참석했다. 특히 문 대통령과 여야 대표 회동을 거부하고 1대 1 영수회담을 요구했던 홍준표 한국당 대표도 자리를 함께했다. 이 자리엔 김명수 대법원장,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직무대행, 김용덕 중앙선거관리위원장, 황찬현 감사원장 등도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홍 대표에게 “오늘은 오셨네요”라고 먼저 말을 건넸고 홍 대표는 “여기는 국회니까요”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재차 “홍 대표께서 함께해 주셔서 감사드린다”며 “홍 대표와 최근 방미 결과 등에 대해 따로 대화할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홍 대표는 “나중에 기회 되면 말씀드리겠다”고만 답했다. 문 대통령과 홍 대표는 대선 이후 처음 만나는 자리였던 광복절 경축식에서도 별다른 대화를 나누지 않았다.
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 사진=이병주 기자
文 대통령 “오늘은 오셨네요” 말 건네자… 홍준표 대표 “국회니까요”
입력 2017-11-02 0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