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법 증여 논란에 휩싸인 홍종학(사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가 ‘정의당 데스노트’에 이름을 올리게 될까.
‘데스노트’는 일본의 유명 만화로, 사람의 이름을 쓰면 그 사람이 죽는 사신의 노트를 의미한다. 문재인정부 차관급 이상 후보자 중 정의당이 반대하는 사람은 반드시 낙마했다는 데서 나온 표현이다. 정의당의 사퇴요구를 받았던 박기영 과학기술혁신본부장, 안경환 법무부 장관 후보자, 조대엽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는 모두 자진사퇴의 길을 걸었다. 반면 정의당을 제외한 자유한국당·국민의당·바른정당이 사퇴를 요구했던 강경화 외교부 장관, 송영무 국방부 장관,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등은 그대로 임명됐다.
정의당은 2일 상무위원회를 열어 오는 10일 인사청문회를 앞둔 홍 후보자에 대한 당내 의견을 모을 방침이다. 이미 자유한국당·국민의당·바른정당은 홍 후보자 사퇴를 요구하는 상황이다. 정의당은 의석수가 6석에 불과한 비교섭단체다. 하지만 정의당까지 사퇴 의견으로 입장을 정리하면 홍 후보자의 청문회 통과 가능성은 낮아진다.
데스노트 논란을 의식한 듯 정의당 분위기는 조심스럽다. 정의당 관계자는 1일 “마지막 조각이 완성돼 안정적인 국정운영 틀을 갖췄으면 좋겠다는 마음도 있지만, 홍 후보자가 국민의 눈높이를 벗어났다는 우려의 시선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정의당이 선뜻 임명 찬성 입장을 내놓기도 어렵고, 반대 입장을 정하기도 부담스럽다는 뜻이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여론이 부담스럽지만 일단 청문회 통과를 밀어붙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 초선 의원은 “의원들 분위기는 좋지 않지만 청와대가 임명하겠다고 하니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없다”고 말했다.
노용택 기자 nyt@kmib.co.kr
홍종학 중소벤처부 장관 후보자, 낙마 적중률 100% ‘정의당 데스노트’에 오르나
입력 2017-11-01 18:27 수정 2017-11-01 21: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