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지메달’ 기업銀서도 효과 보나… 경기 수훈 선수에 걸어주며 팀 분위기 상승 역할

입력 2017-11-01 19:00
사진=뉴시스

여자 프로배구 IBK기업은행의 베테랑 센터 김수지(30·사진)는 흥국생명에서 주장으로 뛰었을 때 수훈 선수에게 플라스틱 메달을 목에 걸어 줬다. 흥국생명 선수들은 김수지의 이름을 따 이 메달을 ‘수지메달’로 불렀다. 수지메달을 받은 선수는 자부심을 느꼈고, 다른 선수들은 ‘나도 한번 수지메달을 받아 보자’며 분발했다. 자연스럽게 팀 분위기도 달아올랐다. 이른바 ‘수지메달’ 효과다. 수지메달이 이번 시즌엔 기업은행에서 등장했다.

기업은행은 지난 31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2017-2018 V리그 여자부 1라운드 GS칼텍스와의 경기에서 3대 0(25-22 25-23 25-16)으로 이겼다. 윙 스파이커 고예림은 블로킹 1개를 포함해 13득점(공격성공률 50%)을 올리며 맹활약했다.

이날 경기 최고 수훈선수로 선정된 고예림은 수지메달을 목에 걸고 기자회견장에 들어섰다. 김수지는 시즌을 앞두고 기업은행으로 이적했다. 고예림은 “지금까지 수지메달을 보기만 하다가 처음 걸어봤다. 기분이 새로운 것 같다”며 활짝 웃었다.

김수지는 그동안 수지메달로 많은 화제를 뿌렸다. 지난 시즌 흥국생명이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한 날엔 박미희 감독에게 수지메달을 수여했다. 또 국가대표팀에도 수지메달을 도입해 분위기를 띄웠다.

정민욱 기업은행 사무국장은 1일 “GS칼텍스전이 끝난 뒤 갑자기 수지메달이 등장해 깜짝 놀랐다”며 “앞으로 수지메달이 팀을 하나로 뭉치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수지메달을 받는 선수들이 더욱 분발하도록 구단 차원에서 작은 선물을 마련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수지가 우리 팀으로 와 맏언니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선수들이 김수지를 중심으로 똘똘 뭉치는 것이 눈에 보인다”고 덧붙였다.

‘디펜딩 챔피언’인 기업은행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큰 변화를 겪었다. 세터 김사니가 은퇴했고, 박정아는 한국도로공사로 이적했다. 기업은행은 시즌 초반 크게 흔들릴 것으로 예상됐지만 이적생 김수지가 중심을 잡아 준 덕분에 3승1패(승점 8)를 기록, KGC인삼공사(승점 7·2승2패)를 제치고 2위로 올라섰다.

김태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