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비형 미드필더 마티치 때문에… 맨유는 웃고 첼시는 울상

입력 2017-11-01 18:57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네마냐 마티치가 1일(한국시간) 열린 벤피카와의 2017-2018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본선 조별리그 A조 4차전에서 전반 44분 상대 골키퍼의 자책골을 유도한 중거리 슈팅을 날리고 있다. AP뉴시스

수비형 미드필더 네마냐 마티치(29)는 지난 8월 1일(한국시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첼시를 떠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에 새로 둥지를 틀었다. 석 달 후 첼시는 땅을 치며 후회하고 있고, 맨유는 활짝 웃고 있다.

맨유는 1일 잉글랜드 맨체스터의 올드 트래퍼드에서 열린 벤피카와의 2017-2018 시즌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본선 조별리그 A조 4차전 경기에서 마티치의 활약에 힘입어 2대 0으로 이겼다.

4-2-3-1 포메이션에서 영건 스콧 맥토미니와 중원에서 호흡을 맞춘 마티치는 전반 44분 선제골을 만들어냈다. 마티치는 페널티지역 외곽 정면에서 로멜루 루카쿠의 패스를 받아 강한 왼발 중거리 슈팅을 날렸다. 볼은 오른쪽 골대를 때리고 나온 뒤 골키퍼 밀레 스빌라르의 몸에 맞고 골문 안으로 들어갔다. 마티치는 이날 안정적인 볼 배급으로 맨유 공격의 활로를 열어 줬고, 필요할 땐 볼을 몰고 전진하며 빌드업을 전개했다. 또 포백을 보호하며 수비에서도 수준급 능력을 펼쳐 보였다.

마티치는 이적 당시 전성기가 지난 선수라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이번 시즌 강한 체력으로 맨유의 중원을 든든하게 지키고 있다. 맨유는 이번 시즌 한 경기(버튼 알비온과의 리그컵 경기)를 빼고 모든 경기를 풀타임으로 소화하고 있는 마티치의 활약 덕분에 리그 2위, UCL 4연승이라는 좋은 성적을 올리고 있다.

첼시는 이날 이탈리아 로마 스타디오 올림피코에서 열린 UCL C조 4차전에서 AS 로마에 0대 3으로 참패했다. 첼시는 경기 시작 1분 만에 엘 샤라위에게 골을 허용한 뒤 전반 36분과 후반 17분 연속골을 허용하며 무너졌다. 첼시는 중원에 티에무에 바카요코와 세스크 파브레가스를 내세웠지만 로마에 밀렸다.

지난 시즌 첼시는 마티치와 은골로 캉테로 이뤄진 수비형 미드필더 조합으로 EPL을 제패했다. 그런데 마티치가 이적한 데 이어 지난달 초 캉테가 햄스트링 부상을 당한 바람에 첼시는 리그에서 4위에 머물러 있으며, UCL에선 로마에 조 선두 자리를 내주고 2위로 내려갔다.

맨유 출신의 해설가 필 네빌은 BBC를 통해 “첼시가 마티치를 판 것은 실수였다”며 “만약 첼시 선수들에게 가장 복귀를 원하는 선수를 묻는다면 마티치라고 대답할 것이다. 마티치 이적을 결정한 사람을 해고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