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게이머 송병구 선수
AI에 4대 0 손쉽게 이겨
AI, 일반인과 대결선
조작·전략 등 앞서 승리
인공지능(AI)은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 ‘스타크래프트’ 프로게이머의 벽은 넘지 못했다. 프로게이머 송병구(29) 선수는 31일 인간과 AI 간 게임 대결에서 완승을 거뒀다. AI는 일반 학생들과의 경기에서는 일부 승리하며 가능성을 보였지만 복잡한 전술과 유닛 컨트롤을 구사한 프로게이머와의 대결에선 힘이 부쳤다.
송 선수는 서울 광진구 세종대 학생회관 지하 1층 대강당에서 열린 ‘인간 vs AI 스타크래프트 대결’에서 4대 0으로 승리했다. 이 게임은 미네랄 가스 등 자원을 채취하고 그 자원으로 건물을 짓고 발전시켜 전쟁에서 승리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송 선수는 2007년 월드사이버게임스(WCG) 국가대표로 출전해 우승(금메달)을 차지한 세계적 선수다. 팬들 사이에서는 ‘총사령관’이라는 별명으로 불린다. 송 선수에게 도전장을 내민 AI는 세계 인공지능 스타 대회에서 우승한 호주의 ‘ZZZK봇’을 비롯해 노르웨이의 ‘TSCMOO봇’, 세종대 김경중 교수팀의 ‘MJ봇’ 등이었다.
송 선수는 AI들과의 4차례 경기에서 손쉽게 승리했다. 그는 특유의 조작 능력과 전술을 바탕으로 한 차례의 위기 상황도 없이 경기를 마무리했다. 특히 10분가량 소요된 MJ봇과의 경기를 제외하고는 모두 5분 만에 승리를 거뒀다. 4경기 시간을 모두 합쳐도 30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
송 선수는 경기 후 “첫 게임에서 AI의 전략이나 건설 등을 보고 당황스러울 정도로 놀랐다”며 “하지만 조작능력이 인간을 따라오지 못해 승리하게 된 것 같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초 단위로 변화하는 상황에 대한 판단 능력, 세밀한 컨트롤 등이 송 선수에게 미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AI는 앞서 열린 일반인들과의 대결에서는 승리했다. AI는 이승현 에너지자원공학과 학생과 최철순 디지털콘텐츠학과 학생과의 경기에서 각각 2대 1과 3대 0으로 승리했다. 예기치 못한 오류가 발생해 한 경기를 내주긴 했지만, 대체적으로 조작과 전략, 공격 타이밍에서 일반인을 앞섰다.
인간 바둑 최고수에게 승리한 구글 딥마인드의 AI ‘알파고’는 다음 종목을 스타크래프트2로 정하고 학습모델을 개발 중이다. 프로게이머와의 대결은 내년에 이뤄질 전망이다.
글=허경구 기자 nine@kmib.co.kr, 사진=곽경근 선임기자
AI, ‘스타’ 대결선 인간 벽 못 넘었다
입력 2017-11-01 05: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