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언론 ‘합의’ 신속 보도… 합의문 제목은 우리와 달라

입력 2017-11-01 05:10
사진=뉴시스

한국과 중국이 주한미군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사드 배치로 불거진 양국 갈등을 봉합하는 공동 합의문에 대해 중국 정부는 한·중 관계 개선의 기대감을 나타냈다.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31일 정례 브리핑에서 사드 합의문과 관련, “양측이 함께 노력해 한·중 관계를 조속히 정상 궤도로 복귀하도록 추진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화 대변인은 “우리는 한국이 미국의 미사일방어(MD)체계에 들어가지 않고 한·미·일 안보 협력이 군사동맹으로 발전하지 않으며 사드를 추가 배치하지 않는다는 점 등을 공개 표명한 것에 주의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한국이 말과 행동을 일치시켜 실제 행동으로 옮기길 희망한다”며 “사드 문제를 적절히 처리해 한·중 관계 발전의 장애물을 없애는 것은 양국의 공동 바람이고 공동 이익에 부합한다”고 설명했다.

앞서 중국 외교부는 사드 합의문을 이날 오전 9시(현지시간)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양국의 공동발표문이었지만 중국 외교부는 ‘중·한 양측은 중·한 관계 등에 대한 소통 진행’이라는 제목을 표기했다. 한국 외교부의 ‘한·중 관계 개선 관련 양국 간 협의 결과’라는 제목과 달랐다. 중국은 사드 문제와 합의문이 부각되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지만 한국은 이를 적극 알리고 싶어해 제목이 달라졌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중국 매체들은 합의문이 나오자 일제히 신속히 보도했다. 다만 대부분 발표문을 그대로 게재하거나 전하는 수준이었다. 관영 신화통신은 공동 발표 후 중국 외교부가 공개한 문건의 제목과 합의 내용을 전했다. 관영 중앙(CC)TV도 오전 방송에서 한·중 발표문 내용을 보도했다. 현지 매체들은 “한국 측은 사드 배치가 중국의 전략 안보 이익을 훼손하지 않을 것이라고 분명히 했다. 중국 측은 사드 배치에 대한 반대 입장을 다시 천명했다”고 전했다.

특히 중국 매체들은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전날 국회에서 사드 추가 배치나 미국의 MD체계 참여, 한·미·일 군사동맹 발전 등 세 가지를 하지 않는다는 이른바 ‘3불(三不)’ 발언을 강조해 보도했다. 환구시보는 ‘한국의 태도가 긍정적 방향으로 변하고 있다’는 제목의 사설에서 “미국이 구축하려는 MD체계에 한국이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며 “이런 새로운 태도는 환영할 만하다”고 주장했다. 중화망도 강 장관이 사드를 추가 배치하지 않겠다고 밝혔다는 점을 부각시켰다. 중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사드 합의로 양국 관계가 빠르게 회복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베이징=노석철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