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인사이드] 어머니 증오? 돈 노린 범죄? 용인 일가족 살해 동기 뭘까

입력 2017-11-01 05:00

지난달 21일 오후 2시에서 5시 사이. 경기도 용인의 한 아파트에서 50대 여성과 그의 10대 아들이 흉기에 찔려 숨졌다. 이들의 남편과 아버지였던 50대 남성도 당일 오후 8시쯤 강원도 평창군의 한 도로 인근 졸음 쉼터에서 살해돼 유기됐다.

경찰은 피의자로 50대 여성과 전 남편 사이에 태어난 아들 김모(35)씨를 지목했다. 김씨는 범행 이틀 뒤 아내와 두 딸을 데리고 뉴질랜드로 달아났다. 현재 김씨는 과거 뉴질랜드에서 저지른 절도 혐의로 현지 경찰에 체포돼 구금돼 있다.

김씨는 왜 자신을 낳아준 어머니를 포함한 일가족을 살해했을까. 여러 가지 억측이 나오는 가운데 어머니에 대한 개인적 증오 혹은 경제적 갈등이 유력한 이유로 떠오르고 있다.

김씨는 어머니 A씨와 아버지가 다른 동생 B(14)군을 살해하는 과정에서 얼굴과 상반신에 여러 차례 흉기로 상처를 남겼다. 계부 C(57)씨 살해에도 흉기와 둔기를 모두 사용했다. 잔혹한 살인방법, 특히 친모의 얼굴에 흉기로 상처를 낸 부분에 대해 증오심이 유력한 살인동기였을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하지만 경제적 어려움에 주목해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31일 용인동부경찰서에 따르면 김씨는 올해 초부터 아내와 두 딸을 데리고 친척 집 등을 전전했고, 숙박업소에서 지내기도 했다. 별다른 직업 없이 그동안 어머니에게 경제적으로 의존해 왔던 김씨가 이 때문에 어머니와 갈등을 빚은 후 극단적 행동을 한 게 아니냐는 가정도 제기된다.

경찰은 김씨의 정확한 범행동기를 파악하기 위해 계좌 및 통화 내역을 조사하는 한편 국제공조를 통해 조속한 국내 송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용인=강희청 기자 kanghc@kmib.co.kr, 그래픽=안지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