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곳곳서 방치됐던 건물과 노후 시설이 시민을 위한 문화 공간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서울시는 31일 노원구 태릉 옛 북부법조단지 내에 시민생활사박물관(조감도) 착공식을 개최했다. 시는 2019년 3월 박물관 개관을 목표로 본격적인 공사에 착수한다. 박물관 대중화를 위한 ‘박물관 도시 프로젝트’ 첫 성과물이다. 서울시는 2019년까지 공예박물관, 돈화문 민요박물관을 포함해 총 3개소를 추가로 건립한다.
이 지역은 북부지원과 북부지검이 이전한 뒤 주변 상권이 침체됐고 각종 시설이 방치되면서 도시미관을 저해한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서울시는 시민생활사박물관 건립으로 지역경제를 활성화한다는 복안을 갖고 있다. 지하 1층 지상 5층, 연면적 6919.8㎡ 규모의 박물관은 근현대 이후 우리 이웃들의 삶의 흔적을 느낄 수 있도록 평범한 일상 생활사를 전시할 예정이다. 또 법조 건물 특성을 살려 법정공간을 어린이 체험 프로그램으로 제공하는 교육 공간도 들어선다.
서울시는 신규 부지 확보 대신 기존 지역을 명소화 하는 ‘서울형 도시재생’ 사업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이날 도봉구 도봉산 인근에는 분단과 대결의 상징이었던 대전차방호시설이 문화창작공간인 ‘평화문화진지’로 개관했다.
1969년 북한군 남침 길목에 조성된 군사시설이었던 대전차방호시설은 유사시 건물을 폭파해 통행을 차단할 목적으로 세워졌다. 1970년 시민아파트가 조성돼 시민들이 거주했지만 2004년 건물 노후로 아파트 부분은 철거된 채 벙커와 각종 화기를 발사할 수 있는 구멍 등이 흉물스럽게 12년간 방치됐다. 서울시는 29억원의 예산을 들여 문화공간으로 재생시켰다. 평상시에는 문화창작공간으로 활용되지만 유사시에는 5동이 군지휘소로 활용될 예정이다.
이러한 문화 공간 도시재생 사업은 시민에게 공간의 옛 기능을 그대로 보여줘 전시 공간으로 활용되는 것이 특징이다. 9월 1일에는 41년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마포 석유비축기지가 문화공간 ‘문화비축기지’로 재생돼 시민의 품으로 돌아오기도 했다. 유사시 서울시민이 한 달 정도 소비할 수 있는 양의 석유를 비축했던 이 공간은 2002년 월드컵을 앞두고 폐쇄됐다가 2014년부터 재생사업이 추진됐다. 기존 탱크에서 해체된 내외장재를 그대로 활용해 공간을 꾸몄다. 지난 5월에는 서울역 고가 도로가 보행길로 변신한 ‘서울로 7017’이 개장했다.
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
방치됐던 건물 문화공간으로 탈바꿈 ‘서울형 도시재생 사업’ 활발
입력 2017-10-31 22: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