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전시관에 설치된 237개 부스에 중소벤처기업 직원들과 구직자들이 마주앉았다. 면접 정장을 한 대졸자부터 군복을 입은 군인, 교복 차림의 학생들까지 부스를 찾아 취업 상담을 받았다. 업체 직원들은 각 업체가 하는 일과 비전을 설명하고 구직자들의 자기소개서를 읽으며 고칠 곳을 짚어줬다.
일부 부스에서는 기업 직원이 즉석에서 구직자 면접을 봤다. 면접을 본 한 구직자는 “대기업에 지원하면서 힘을 빼기보다 중소기업에서 빨리 경력을 시작하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며 “유망 중소기업에서 적성에 맞는 일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중소기업중앙회 등 중소기업 단체들이 모여 만든 중소기업일자리위원회는 이날 ‘중소벤처 일자리 박람회’를 개최했다. 500여개 기업이 참여해 온·오프라인으로 2000여명을 채용하는 게 목표다. 중기중앙회 관계자는 “그동안 중소벤처 채용 박람회가 비정기적으로 열렸는데 ‘중소기업 시대’를 맞은 올해부터는 박람회를 매년 이어갈 계획”이라며 “규모도 계속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날 행사장을 찾은 박성택 중기중앙회장은 “중소기업이 질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나가는 분위기를 만들고, 구직자가 중소벤처기업을 보는 인식을 개선하자는 취지로 이번 행사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이원섭 중기일자리위원회 사무국장도 “구직자들이 정보가 부족해 취업을 못하는 ‘미스매치’를 줄이는 것이 우선 목표”라며 “기업엔 인력 후보군을 마련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중소기업학회는 이날 중소벤처기업에 대한 청년들의 인식을 조사한 설문 결과를 발표했다. 학회가 지난 23일부터 26일까지 연세대 중앙대 등 전국 주요 14개 대학의 취업 준비생 466명을 조사한 결과 대학생들은 대기업보다 중소기업 중심 경제가 중요하다는 데 공감하면서도 정작 중소기업에는 취업하려 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정희 중소기업학회장은 “중소벤처기업 일자리 만들기의 가장 큰 숙제는 능력 있는 인재가 일하고 싶은 기업 환경을 만드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
“유망 中企서 경력 쌓자” 구직자들 북적
입력 2017-11-01 05: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