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검찰의 국가정보원 댓글 사건 수사와 관련해 최근 참고인 조사를 받은 국정원 소속 변호사가 숨진 채 발견됐다.
강원도 춘천경찰서는 30일 오후 9시쯤 국정원 소속 변호사 A씨가 춘천의 한 주차장에 세워진 자신의 그랜저 차량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고 31일 밝혔다. 차량 조수석에는 번개탄을 피운 흔적과 소주 2병이 남아있었다. 유서는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정확한 사인을 규명하기 위해 부검을 할 예정이다.
A씨는 2013년 4월 검찰 댓글수사팀의 수사를 방해하기 위해 만들어진 국정원 ‘현안 태스크포스(TF)’ 업무에 관여했다. 현안 TF는 당시 압수수색에 대비해 가짜 심리전단 사무실을 꾸미고 조작된 자료를 갖추는 등 조직적으로 수사를 방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지난 23일 현안 TF와 관련해 한 차례 조사를 받았고 30일 재차 조사를 받을 예정이었다. 그러나 첫 번째 조사 이후 국정원에 출근하지 않은 채 잠적했다가 가족 등의 신고를 받은 경찰에 의해 시신으로 발견됐다.
A씨는 첫 조사 당시 현안 TF 업무 등에 대해 구체적으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 후 주변에 심리적 부담감을 토로했다고 한다.
한편 서울중앙지검 국정원수사팀(팀장 박찬호 2차장검사)은 국정원 댓글 수사 방해 의혹 혐의(공무집행방해 등)를 받고 있는 문정욱 전 국정원 국익정보국장을 31일 구속했다. 30일 문 전 국장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맡은 서울중앙지법 강부영 영장전담 판사는 “혐의 사실이 소명됐고 증거 인멸 우려가 있다”고 영장 발부 사유를 밝혔다. 현안 TF에 대한 검찰 수사에 더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
2013년 댓글 수사 방해 의혹 국정원 변호사 숨진채 발견
입력 2017-10-31 18: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