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청각장애인을 배려하신 예수님

입력 2017-11-02 00:00

마가복음 7장 31∼37절

마가복음 7장에는 크게 세 가지 사건이 기록돼 있습니다. 첫 번째는 바리새인과 서기관들이 예수님께 질문하는 내용이고, 두 번째는 귀신 들린 어린 딸을 둔 이방 여인의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세 번째는 청각장애인을 치유하시는 내용입니다.

복음서에 기록된 예수님의 치유사역은 일반적으로 공개적인 경우(막 6:56)가 대부분입니다. 또한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느니라” “이 말을 하였으니 돌아가라 귀신이 네 딸에게서 나갔느니라” 등과 같이 예수님은 대화하시는 중에 환우들의 믿음으로 치유하시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예수님의 치유사역도 복음전파의 일부입니다. 누가복음(7:18∼23)에 보면 세례 요한의 제자들이 “오실 그이가 당신이오니이까”라고 묻자 예수님은 “너희가 가서 보고 들은 것을 요한에게 알리되 맹인이 보며 못 걷는 사람이 걸으며 나병환자가 깨끗함을 받으며 귀먹은 사람이 들으며 죽은 자가 살아나며 가난한 자에게 복음이 전파된다 하라”고 대답하십니다. 이사야 35장에 나오는 하나님나라 회복은 예수님의 치유사역을 통해 선포됩니다.

본문에서 사람들은 귀먹고 말 더듬는 자를 데리고 예수께 나아가 안수해 주시기를 간구합니다. 이들을 통해 청각장애인은 예수님을 만났습니다. 먼저 예수님은 그 사람을 따로 데리고 무리를 떠나셨습니다. 예수님은 손가락을 그의 양 귀에 넣고, 침을 뱉어 그의 혀에 손을 대시며 하늘을 우러러 탄식하시며 “에바다”(열리라)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청각장애인 사역을 하는 분들은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장면입니다. 예수님은 청각장애인의 시선이 당신께 고정될 수 있도록 하셨습니다. 생각이나 말씀만으로 치유하실 수 있지만 친절하게 치유의 과정과 내용을 손짓과 몸짓으로 보여주셨습니다.

청각장애인의 귀가 열리고 혀의 맺힌 것이 풀려 말이 분명해졌다고 성경은 기록합니다. 사람이 말을 배우려면 수없이 반복적으로 듣고, 옹알이를 하고, 단어를 외워야 합니다. 상당한 시간이 지나야 소통이 가능합니다. 예수님은 이 모든 것을 단번에 해결하셨습니다.

헬렌 켈러는 “시각장애는 사물을 단절시키고 청각장애는 사람을 단절시킨다”고 말했습니다. 예수님께서 청각장애를 치유하셨다는 것은 단순히 소리를 듣고 말을 할 수 있게 해주신 것 이상의 의미를 가집니다. 예수님은 청각장애인이 하나님나라의 일원으로서 예배하고 찬송하고 다른 사람과 소통할 수 있도록 하셨습니다.

“여호와께서 그에게 이르시되 누가 사람의 입을 지었느냐 누가 말 못 하는 자나 못 듣는 자나 눈 밝은 자나 맹인이 되게 하였느냐 나 여호와가 아니냐”(출 4:11)고 말씀하신 하나님께서 우리를 아름답게 만드는 일에 부르셨습니다.

수화는 하나님이 청각장애인에게 주신 가장 고귀한 선물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들을 수 있고 말할 수 있는 여러분이 수화를 배우면 귀먹고 말 더듬는 자를 예수님께 데리고 왔던 사람들처럼 축복의 통로가 될 수 있습니다. 교회는 하나님나라의 모형입니다. 여러분도 장애인과 함께 찬양하고, 예배함으로 하나님의 나라를 온전케 하는 사역에 쓰임받는, 축복의 통로가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모상근 목사(서울 청함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