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G-100] ‘안보 리스크’ 최대 변수… 北 참가 땐 블록버스터

입력 2017-11-01 05:03
남북 여자 아이스하키 선수들이 4월 6일 강원도 강릉 하키센터에서 열린 2017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 여자 세계선수권 디비전 2 그룹 A(4부리그) 대회에서 맞대결을 벌인 뒤 서로 뒤섞인 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정부와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는 100일 앞으로 다가온 평창올림픽 흥행을 위해선 북한의 참가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다양한 루트를 통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뉴시스

흥행 걸림돌 없나

올림픽 취지 살릴 수 있는
‘北 참가’ 가능성 높다지만
확신할 수 없는 상황 계속

예전같지 않은 열기 탓
입장권 판매도 지지부진


2018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이 100일 앞으로 다가왔으나 국내외에서 올림픽 붐업은 여전히 더디다. 특히 최근 북한의 잇단 미사일 도발로 한반도 정세마저 불안해 흥행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티켓 판매도 예상을 밑돈다. 정부와 대회조직위원회,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화합과 평화라는 올림픽 기조를 살리기 위해서라도 북한을 참가시키고 이를 통한 국내외 관심이 높아질 경우 흥행의 선순환이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

북한 평창 오나

정부는 다양한 루트를 통해 북한 참가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9월 유엔총회에 참석해 “지금 긴장이 고조돼 있지만 그래서 더더욱 평화가 필요하다. 이러한 시점에 남북이 함께한다면 세계에 화해와 평화의 메시지를 전하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고 호소했다.

일단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 가능성은 높다. 북한이 남북관계가 경색됐을 때도 선수단을 남한에 종종 파견한 전례가 있다. 2002년 6월 제2연평해전으로 남북 분위기가 급격히 얼어붙었을 때도 그해 9월 열린 부산 아시안게임에 대규모 선수단을 내려보냈다.

좋은 소식도 있다. 북한은 4년 전 소치대회 때 단 한 명도 올림픽 출전 자격을 얻지 못했다. 하지만 북한 피겨스케이팅 페어팀 김주식-염대옥 조가 9월 독일에서 열린 2017 국제빙상경기연맹(ISU) 네벨호른 트로피 페어 스케이팅 종목에서 종합 6위에 올라 출전권을 확보했다. 조직위 관계자는 31일 “기존 사례에 비춰볼 때 북한은 참여할 것”이라며 “조직위는 북한 참가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IOC도 30일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비용을 모두 부담키로 결정하는 등 우리 측과 보조를 맞추고 있다.

흥행까지는 첩첩산중

국내 관심의 초점이 북한 참가에 쏠리고 있다면 국제스포츠계는 북핵 상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실정이다. 유럽의 일부 국가들이 북핵 위기를 빌미로 올림픽 불참 고려를 시사하는 발언을 흘리기도 한다.

정부와 조직위는 이들 국가를 직접 방문해 안전 올림픽 홍보에 여념이 없다. 노태강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은 지난달 24일 독일올림픽체육연맹(DOSB)을 찾아가 평창올림픽의 안전성과 의의에 대해 설명하고 독일의 참가를 확약받았다. 조직위도 지난달 26일 각국 올림픽위원회(NOC), 패럴림픽위원회(NPC), IOC, 정부 안전기관 관계자 등 16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대회 안전보안 워크숍을 진행했다.

‘동계올림픽의 꽃’인 아이스하키에서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의 불참이 확정된 것도 흥행에 찬물을 끼얹는 뉴스다. 그동안 NHL 스타들이 참가한 아이스하키는 동계올림픽 전체 관중과 입장 수익의 40% 이상을 차지할 만큼 최고 인기 종목이다. 구닐라 린드버그 IOC 조정위원장은 “NHL 선수들이 없어도 참가하는 아이스하키 선수들이 훌륭해 흥행에 크게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했지만 유럽과 북미의 아이스하키팬들에 대한 유인 효과는 확실히 떨어질 전망이다.

지지부진한 티켓 판매

흥행의 바로미터인 입장권 판매는 개막 100일을 앞둔 지금까지도 지지부진하다. 조직위의 개폐회식과 종목별 티켓 판매 현황을 보면 10월 10일 현재 종목별 입장권의 총 판매량은 32만4254장으로 전체 입장권 판매 목표량(107만장)의 30%에 불과하다. 개막식은 2만2536장 가운데 1만2365장(55%)이 팔렸고, 폐막식 티켓 판매율은 32%다. 조직위는 대회가 임박하면 판매율이 올라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역대 동계올림픽의 입장권 판매율이 92∼95%인 점을 감안하면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조직위는 대기업, 공기업 등의 적극적인 참여를 호소하고 있지만 경기침체와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여파로 기업들 역시 쉽게 지갑을 열지 않고 있다.

조직위는 관중의 대부분을 차지할 20∼40대를 대상으로 SNS와 인터넷 포털사이트에서 홍보를 강화하며 남은 기간 입장권 구매 등을 독려한다는 방침이다. 국민에게 인기 있는 대통령의 지원도 기대하는 눈치다. 조직위는 평창올림픽 입장권 구매 인증사진을 찍어 기념품점에 보여주면 대통령 시계를 구입할 수 있는 등의 방안을 고려 중이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