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키센터·스피드스케이트장
알파인경기장 아직 계획 없어
기념관·공원으로 바뀌는
올림픽플라자 설계안도 미정
자칫 천덕꾸러기 전락 우려
2018 평창 동계올림픽 경기장 건설에 투입된 예산은 8800억원에 달한다. 몇몇 경기장의 경우 수요 창출은커녕 사후 활용 방안조차 불명확해 ‘돈 먹는 하마’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높다. 전문가들은 강원도와 정부가 하루빨리 대책을 세우지 않을 경우 올림픽이 국가경제에 두고두고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평창올림픽 경기장은 개·폐회식이 열리는 올림픽플라자를 제외하고 총 12개다. 6개 경기장은 신축했고, 6개 경기장은 개보수했다. 현재 사후 활용 방안이 확정되지 않은 경기장은 강릉 하키센터, 강릉 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 정선 알파인경기장 3곳이다. 평창올림픽조직위는 정부와 긴밀히 협의해 해결 방안을 찾는다는 입장이다.
강릉 하키센터의 경우 대한아이스하키협회와 접촉해 사후 활용 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1264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완공한 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강릉오벌)은 골칫거리다. 국가대표팀 훈련장으로 활용하자는 의견이 있었지만 서울과 거리가 먼 것이 걸림돌이다. 일각에서는 국민체육진흥법 개정을 통해 국가 차원에서 직접 운영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정선 가리왕산에 들어선 알파인경기장은 전체 구조물의 55%가량이 자연으로 복원된다. 스키장으로서의 가치가 사라지기 때문에 사후 활용 방안을 찾기 힘든 것이 현실이다.
2016년 착공돼 1163억원의 예산을 들인 올림픽플라자는 개·폐회식과 패럴림픽 개·폐회식에만 사용한 뒤 철거해 올림픽 기념관 및 체육공원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아직 구체적인 설계조차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평창올림픽 경기장이 대회 후 어떻게 활용될지 속히 정해지지 않는다면 국가적 스포츠 행사를 유치했다 손해를 보는 곳들의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높다. 최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자유한국당 김재원 의원은 국감 자료를 통해 인천아시안게임 신설 경기장들이 대회 후 연간 100억원대 운영 적자를 내고 있다고 밝혔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도 사후 활용에서 실패한 대회로 꼽힌다. 특히 바하다치주카 올림픽파크 골프장은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브라질 정부는 올림픽 종료 후 골프장 주변에 2018년까지 고급 아파트 단지를 조성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자금난과 환경보호단체의 소송 등으로 방치됐다. 1900만 달러(약 213억원)가 투입된 이 골프장의 유지비용은 한 달에 7만5000달러(8422만원)∼10만 달러(1억1200만원)가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산업전략연구원에 따르면 평창올림픽 이후 경기장 관리·운영비는 연간 313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반면 사후 활용을 통해 기대할 수 있는 수입은 연 171억원에 불과하다. 매년 142억원의 적자가 예상되는 것이다.
글=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 그래픽=전진이 기자
[평창 G-100] 사후 경기장 활용 방안 ‘발등의 불’
입력 2017-11-01 05: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