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응원 잠실구장 분위기 압도
두산 추격해오자 파도타기 물결
우승 확정되면서 “양현종” 환호
“만날 순 없어도 KIA!, 잊지는 말아요 KIA!, 당신을 사랑했어요”.
KIA 타이거즈 응원의 상징 같은 김수희의 ‘남행열차’가 잠실벌에 울려 퍼지자 KIA 팬들은 한국시리즈 우승을 실감했다.
이날 갑작스럽게 찾아온 가을 추위로 경기가 열릴 때 기온은 8℃로 뚝 떨어졌다. 하지만 V11을 꿈꾸는 KIA 팬들의 염원은 추위를 아랑곳하지 않고 더 뜨겁게 타올랐다. 3루 원정팀 좌석부터 좌측 외야석까지 KIA의 연고지인 광주라는 착각이 들 정도였다. KIA 팬들은 노란색 면에는 ‘최강 기아’, 빨간색 면에는 영문으로 ‘TIGERS(타이거즈)’라고 쓰인 종이로 카드섹션을 선보였다.
응원의 화룡점정은 두산의 추격으로 KIA가 7-6으로 쫓기던 8회말 무사 1루 위기를 넘긴 후 팬들이 스마트폰 플래시를 켜고 선보인 파도타기 풍경이었다. 9회말 1사 만루 위기를 양현종이 해결하며 KIA의 우승이 확정되자 경기장은 “양현종”이라는 외침으로 가득했다.
2009년 이후 8년 만에 탈환한 패권에 KIA 팬들은 남다른 감회를 느꼈다. 3차전부터 이날까지 3경기 연속 잠실구장을 찾았다는 김해찬(45)씨는 “나지완의 끝내기 홈런으로 우승을 확정지은 2009년 한국시리즈 7차전 당시에도 잠실구장에 있었다”며 “이번에 우승이 결정됐을 때 그때의 감동이 떠올랐고 8년 만의 우승에 기뻤다”고 소감을 밝혔다.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잡으며 우승을 확정짓자 김기태 KIA 감독의 눈엔 눈물이 가득했다. 우승 후 큰절을 하는 김 감독에게 팬들은 “김기태! 김기태!”를 연호하며 감격에 젖었다. 3루 쪽에 자리한 KIA 팬들은 밤늦도록 선수들과 KIA 우승의 기쁨을 함께 나눴다.
이상헌 기자 kmpaper@kmib.co.kr
잠실벌에 울린 “KIA 사랑했어요”
입력 2017-10-31 00: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