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언론이냐 질문엔 “뉴스 직접 생산 않기에 기존 언론과 다르다” 주장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 겸 GIO(글로벌투자책임자)가 30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네이버의 기사 재배치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한다”며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네이버가 언론이냐”는 질문에는 “뉴스를 직접 생산하지 않으므로 기존 언론과는 다르다”고 답했다.
이 GIO는 네이버가 프로축구연맹의 청탁을 받고 기사를 잘 보이지 않게 재배치한 데 대해 “해외에서 소식을 접했는데 굉장히 심각한 문제라고 본다”고 말했다. 다만 “뉴스는 회사 대표이사와 창업 책임자가 다루고 있어 관련 내용을 깊이 알고 있지는 않다”고 덧붙였다.
기사 배치 알고리즘을 공개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개인적으로 알고리즘을 공개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맞는 방향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다만 외부에서 어뷰징(언론사가 클릭수를 늘리기 위해 의도적으로 뉴스 내용과 전송을 조작하는 행위) 공격 위험 요소가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짙은 회색 정장을 입은 이 GIO는 질의 초반 굳은 표정을 하고 부동자세로 앞만 응시하는 등 긴장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네이버가 지나치게 높은 검색 점유율과 광고 매출을 차지하고 있다는 지적에는 적극적으로 반박했다. 이 GIO는 “구글은 전 세계 시장의 90%를 차지하는데 네이버 국내 점유율은 70%”라며 “네이버는 검색과 메신저에서만 국내 1등이고 광고수도 구글과 비교하면 절대 많지 않다”고 강조했다. 야당 의원 일부는 네이버에 뉴스 사업을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강효상 자유한국당 의원은 “과거에 만났을 때는 혁신과 열정이 있는 창업가였는데 지금은 이 GIO가 괴물이 돼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국감에는 황창규 KT 회장과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사장), 존 리 구글코리아 대표 등 IT업계 거물들도 증인으로 출석했다.
단말기 완전자급제에 대해 이동통신사와 삼성전자는 엇갈린 입장을 나타냈다. 황 회장과 권 부회장은 이날 단말기 완전자급제 도입에 찬성하느냐는 질문에 원칙적으로 찬성한다고 답했다. 황 회장은 “완전자급제는 좋은 발상이라고 생각한다”며 “통신업체와 단말기 업체가 각각 선의의 경쟁을 해 국민 통신비를 절감할 수 있다는 데 동의한다”고 했다. 권 부회장도 “완전자급제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며 “하지만 이해당사자가 많은 만큼 선의의 피해자가 나오지 않게 제도를 보완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박정호 SK텔레콤 사장도 지난 12일 열린 국회 과방위 국정감사에서 완전자급제 도입에 찬성한다고 밝혔었다.
반면 고 사장은 “도입 찬반을 얘기하기보단 관계자들 간 토의가 우선”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그는 무약정폰 가격이 비싼 데 대해 “약정폰은 사업자가 제조사로부터 폰을 사서 지원금을 보태 가격이 싸지지만 무약정폰은 판매업체가 이익을 고려하기 때문에 10% 정도 비쌀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글=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 사진=윤성호 기자
[과기정통위 국감] 이해진 “뉴스 재배치 진심으로 사과한다”
입력 2017-10-31 05: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