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서 전·현직 장관의 성추문이 연일 도마에 오르고 있다. 마크 가니어(53·사진) 영국 국제통상장관은 여비서에게 여성용 자위기구를 사오도록 하거나 성희롱 발언을 한 사실이 드러나 총리실로부터 조사를 받게 됐다.
가니어의 개인비서였던 캐롤라인 에드먼슨은 29일(현지시간) 데일리메일 인터뷰에서 2010년 보수당 하원의원이던 가니어가 런던 소호에 있는 성인용품점 근처로 자신을 데려가 현금을 주며 여성 자위용 진동기구 2개를 사오도록 했다고 말했다.
에드먼슨은 가니어가 술집에서 다른 사람들이 듣는 자리에서 자신에게 “넌 아무 데도 못 가, 설탕 젖통(sugar tits)”이라고 말했다고도 폭로했다. 에드먼슨은 “그는 내가 다른 하원의원 비서로 갈까봐 걱정하고 있었다”며 “공포스러웠다”고 말했다. 이후 가니어의 비서를 그만둔 에드먼슨은 현재 존 휘팅데일 전 문화부 장관의 비서로 일하고 있다.
총리실은 에드먼슨의 폭로와 관련해 가니어 장관을 조사할 계획이라고 미국 CNN방송 등에 밝혔다. 테리사 메이 총리의 대변인은 지난 27일 “(성적으로) 부적절한 행동을 한 장관은 누구라도 심각한 처분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가니어는 “부인하지 않겠다”면서도 ‘설탕 젖통’ 표현은 TV 코미디 프로그램에 나오는 유희적 대화의 일부였고, 자위기구 심부름에는 성희롱 의도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영국에서는 앞서 스테판 크랩 전 고용연금장관이 취직 면접을 보러온 한 19세 여성에게 성적인 문자메시지를 보낸 사실이 드러나 사과했다. 마이클 고브 환경장관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할리우드 거물 하비 와인스타인의 성추행에 관한 농담을 했다가 빈축을 샀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
여비서에 “자위용 기구 사와”… 현직장관 성희롱에 英 발칵
입력 2017-10-31 05: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