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달청이 구축한 온라인상품몰 ‘벤처나라’가 1년 만에 벤처·창업기업의 공공구매 판로 확대에 효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벤처나라는 지난해 10월 벤처·창업기원을 지원하기 위해 구축됐다.
‘빗물유입 조절장치’를 개발한 혜성신기술(대전대학교 산학협력단)은 벤처나라에 제품을 등록한 이후 새로운 전기를 맞고 있다. 2015년 창업한 이 회사는 3개나 보유하고 있는 특허기술을 바탕으로 신제품을 개발했지만 인지도가 낮아 판로개척에 어려움을 겪었다. 창업 첫해에는 매출이 2억원에 불과했다. 그러나 벤처나라에 제품을 등록한 이후 눈에 띄는 변화가 나타났다.
그동안 보수적이었던 공공기관 구매 담당자들이 ‘벤처나라 제품’이라는 공신력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관심은 구매로 이어졌다. 올해 매출은 12억원. 내년에는 올해보다 두 배의 매출 신장을 기대하고 있다. 전인재 대표는 30일 “벤처·창업기업의 가장 큰 고민은 공공조달시장에서 한 건의 첫 계약을 성사시켜 공신력을 얻는 것”이라면서 “벤처나라는 벤처기업에게는 단비와 같은 제도”라고 말했다.
국내 최초로 디지털 잠금장치를 만들어낸 플랫폼베이스(경기도 수원시 팔달구)도 올해 초 벤처나라에 제품을 올린 후 기대감에 부풀어 있다. 벤처나라에 상품을 등록한 뒤 국내 공공조달시장 공략에 나섰기 때문이다.
국내외 특허를 바탕으로 복제가 어렵고 보안성이 강한 잠금장치를 개발한 이 업체는 영국 등 선진국을 공략해 지난해 10억원 이상의 매출선을 확보했다. 올해에도 주로 해외 매출로 3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김범수 대표는 “보안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만큼 통신사나 군부대 등을 중심으로 국내에서도 디지털 잠금장치의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본다”면서 “외국 기업의 시장 잠식을 막기 위해서도 국내 공공조달시장 선점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회사는 벤처나라 등록 이후 경쟁력이 알려지면서 국내 대기업과 군부대 등에서 러브콜을 받고 있다.
그동안 벤처·창업기업 제품은 시장에서 충분히 검증되지 않은 신제품이 많아 초기 판로개척이 어려웠다. 공공기관 담당자들도 구매를 꺼리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벤처나라가 공공조달시장을 두드리는 통로로 자리 잡으면서 벤처·창업기업에 가능성을 열어주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박춘섭 조달청장은 “벤처나라가 혁신 신상품을 구매해주는 ‘테스트 베드’가 되어야 한다”면서 “초기 단계지만 벤처기업의 신기술 제품 진입을 지원하고 궁극적으로는 고용을 늘리는 지렛대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정재학 기자
jhjeong@kmib.co.kr
조달청 ‘벤처나라’는 벤처·창업 기업의 ‘단비’
입력 2017-10-30 21:07 수정 2017-10-31 09: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