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탈루냐 ‘진퇴양난’

입력 2017-10-30 19:21

스페인 중앙정부 직접 통치 돌입
국제사회 지지 없고 내부서 혼란

자치수반 “민주적 저항” 촉구
벨기에, 망명 허용 시사 눈길


스페인 정부가 30일(현지시간) 독립을 선언한 카탈루냐에 대한 직접통치에 들어갔다. 지난 27일 오후 자치권 박탈 이후 첫 평일인 이날 카탈루냐 공무원과 주민은 중앙정부에 대한 복종과 불복종의 기로에서 혼란스러워하는 모습이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카탈루냐 자치정부와 지방정부 조직이 중앙정부의 명령에 불복종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중앙정부가 난감한 상황에 처하게 됐다고 보도했다. 앞서 카탈루냐 분리독립을 이끄는 카를레스 푸지데몬 자치정부 수반은 28일 TV연설을 통해 주민들에게 “민주적 저항”을 촉구한 바 있다.

실제로 푸지데몬 수반을 비롯해 자치정부 내각은 중앙정부의 자치권 박탈에도 불구하고 평소대로 업무를 볼 방침이다. 자치정부의 조세프 룰 영토·존속부 장관은 “나는 카탈루냐 자치정부의 의원이 아니라 새로운 카탈루냐 공화국의 장관으로서 일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자치정부 독립이 국제사회의 지지를 얻지 못하는 데다 카탈루냐 내에서 독립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커진 상태다.

자치경찰의 경우 중앙정부에서 임명한 지휘부를 따르는 것으로 정리된 모습이다. 자치경찰 노동조합은 “법을 준수하지 않는 것은 경찰에게 주어진 선택권이 될 수 없다. 우리는 법을 어길 수 없다”며 중앙정부의 지시를 따르라고 촉구했다.

한편 벨기에의 테오 프랑켄 이민부 장관이 “스페인 정부의 탄압과 거론되는 형량을 고려할 때 푸지데몬이 정당한 재판을 받을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망명을 허용할 수도 있음을 밝혔다. 이에 스페인 정부가 강하게 반발하자 샤를 미셸 벨기에 총리는 푸지데몬의 망명 요청은 “전혀 고려 대상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