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경기장에 여성 출입 허용

입력 2017-10-30 19:15
사우디아라비아 주요 도시의 대형 스포츠 경기장 3곳에서 내년부터 여성의 입장이 허용된다고 30일 외신들이 전했다. 이슬람 수니파 율법을 엄격하게 적용해 여성을 차별하기로 악명 높은 사우디에서 지난달 운전 허용에 이은 여성 인권개선 조치다.

사우디 체육 당국은 내년 초부터 수도 리야드와 제다, 담맘의 가장 큰 스타디움에서 가족을 수용할 수 있도록 준비작업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사우디의 경기장은 남성만 들어올 수 있었다. 지난달 리야드의 파드 국왕 스타디움에서 열린 건국 87주년 기념식에 최초로 여성 입장이 허용됐지만 스포츠 경기 관람을 여성에게 개방한 것은 아니었다.

내년부터 여성이 경기장에 들어와도 자유롭게 남성과 뒤섞여 앉게 될 것 같지는 않다. 지난달 건국 기념식 때처럼 가족 관람객을 위한 특별석이 마련될 가능성이 높다.

이번 조치는 ‘온건 이슬람 국가로의 회귀’를 추구하는 모하마드 빈살만(32) 왕세자의 개혁 정책의 일환이다. 차기 왕위를 예약한 모하마드는 “사우디 인구의 70%를 차지하는 30대 이하 젊은층은 우리의 종교에서 ‘관용’을 더 많이 찾기를 원한다”며 개방적인 정책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