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과 신앙] 호산나치과 "목회자 치료비 할인은 하나님께 은혜 갚는 일"

입력 2017-11-01 00:00
구하라 호산나치과 평촌점 원장(왼쪽 네 번째)이 지난 18일 경기도 안양 이 병원 휴게실에서 간호사들과 이야기하고 있다.
호산나치과 의료봉사팀이 지난 6월 키르기스스탄에서 진료 봉사를 펼치고 있다. 호산나치과 제공
호산나치과에는 진료혜택 목록에 ‘목회자 할인’이라는 항목이 있다. 항목에 체크하면 최대 40%까지 할인해준다. 지난 8년간 목회자 1000여명이 임플란트 시술 등을 할 때 혜택을 받았다.

지난 18일 경기도 안양 호산나치과 평촌점에서 구하라 대표원장을 만났다. 호산나치과는 경기도 평촌점과 범계점, 서울점(대표원장 박웅표) 등 3개 지점이 있다.

구 원장은 여동생인 구호산나 원장이 2007년 개원한 범계점을 돕다가 평촌점을 냈다. 이어 서울점이 생겼다.

목회자 할인은 2009년 동생을 도와줄 때부터 시작했다. 그는 모태신앙인이지만 한때는 주일성수도 제대로 하지 않고 제 잘난 맛에 살았다고 했다. 조선대 치의대에서 교수 자리를 염두에 두고 있을 때였다.

어느 날 어머니가 그를 위해 기도하지 않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서울 집에 전화했더니 어머니는 그를 책망하면서 예배를 회복하라고 강조했다. 거의 일주일간 통화했다. 그러면서 교수 자리가 중요한 게 아니라는 것, 학교에 있으면 회복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구 원장은 교수 되는 것을 포기하고 동생 치과를 도왔다. 특별히 홍보도 안 했는데 환자가 끊이지 않았다. “너무 감사했어요. 하나님의 은혜였죠. 그래서 하나님께 감사 표시를 하고 싶었어요. 마침 형편이 어려워 치료를 미룬다는 미자립교회 목회자 사정을 듣게 됐고 이들을 도와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진료 혜택을 받은 목회자들은 병원을 위해 기도할 뿐만 아니라 병원 홍보에 자발적으로 나섰다. 병원 명함을 한 통씩 가져가는 목회자도 있었다.

구 원장은 “목회자 할인으로 환자가 많아 병원에 득이 될 것 같지만 기회비용을 따지면 오히려 손해”라고 했다. 환자가 늘면서 주변 치과에선 시기와 질투도 잇따랐다. 중간에 목회자 할인을 없애려는 생각도 했다.

하지만 구 원장은 “그래도 하나님과의 약속이니까 끝까지 유지하기로 했다”고 했다. 병원은 목회자 섬김 외에도 국제구호단체 기아대책이 지원하는 아동 40여명도 돕고 있다.

구 원장은 치과 진료에도 최선을 다한다. 그는 “‘치료도 잘하고 복음도 전하네, 역시 예수 믿는 사람들은 실력도 있어’라는 말을 듣고 싶다”고 했다.

구 원장은 세계 3대 인명사전 중 하나인 ‘마르퀴즈 후즈 후’에 2회 등재된 실력파다. 지금은 성결대에서 신학석사 과정을 공부하고 있다.

비전은 해외 곳곳에 치과 선교센터를 세우는 것이다. 현지 의료진에 기술도 전하고 의료선교도 할 수 있는 거점을 말한다. 그는 “개원 초기부터 필리핀, 몽골, 중국, 북한 개성공단, 러시아 등으로 매년 의료선교를 갔다”며 “이를 효과적, 지속적으로 이어가기 위한 센터 설립을 구상 중”이라고 말했다.

안양=글·사진 전병선 기자 junb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