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틸리케의 황태자’ 이정협, 첫 승선

입력 2017-10-30 18:40

‘슈틸리케호의 황태자’였던 이정협(부산·사진)이 ‘신태용호’에 처음으로 승선했다. 38세의 베테랑 이동국(전북)은 사실상 대표팀과 작별했다.

신태용 한국 축구 대표팀 감독은 30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11월 두 차례 국내 평가전(10일 콜롬비아전, 14일 세르비아전)에 나설 23명의 대표팀 명단을 발표했다.

이번 명단에서 가장 눈길을 끈 이름은 이정협이다. 울리 슈틸리케 전 감독에 의해 발굴된 공격수 이정협이 태극마크를 단 것은 지난 3월 이후 7개월 만이다. 이정협은 이번 시즌 K리그 챌린지(2부 리그) 개막 이후 7경기 연속골을 넣으며 좋은 모습을 보였다.

신 감독은 “2015년 아시안컵 때 이정협이 뛰는 모습을 봤기 때문에 장단점을 잘 알고 있다”며 “이정협은 앞에서 많이 뛰어 주는 선수다. 기량을 점검하기 위해 이번에 발탁했다”고 말했다.

신 감독은 대표팀에만 오면 부진한 손흥민에 대해 “토트넘에서 투톱으로 나서 좋은 모습을 보여 줬다. 두 경기를 TV로 보면서 많은 힌트를 얻었다”며 손흥민을 최전방 공격수로 활용할 수 있음을 내비쳤다.

최근 오른쪽 무릎을 다친 이청용(크리스털팰리스)과 장신 공격수 김신욱(전북), 전날 제주전에서 개인 통산 200골이라는 대기록을 세운 이동국은 부름을 받지 못했다.

신 감독은 “이청용과 김신욱을 완전히 배제한 것은 아니며, 컨디션이 올라오면 언제든지 합류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또 “한국 축구의 영웅인 이동국이 이번 2연전에서 골을 못 넣으면 여론의 뭇매를 맞게 된다. 이제는 아름답게 보내 줘야 할 때가 됐다”고 밝혔다.

최근 유럽 원정 2연패에서 참패해 비난을 받았던 신 감독은 “이번 평가전을 통해 대한민국 축구가 아직 살아 있다는 사실을 보여 주겠다. 선수들에게는 몸을 아끼지 않는 투혼을 발휘하도록 강조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이어 “포백과 변형 스리백을 모두 활용할 생각이다. 이제는 이기는 경기를 해야 하기 때문에 조직력 강화에 중점을 두겠다”고 덧붙였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