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위 별식’ 라면이 다양해지고 있다. 대표적인 기내식 라면 신라면뿐 아니라 진라면, 삼양라면 등도 기내에서 찾아볼 수 있게 됐다. 1997년 대한항공을 시작으로 기내에 라면을 공급한 농심은 지금까지 항공사에 라면 3000만개를 팔았다.
기내식 라면 공급 20주년을 맞은 농심은 2020년까지 외항사에 공급하는 라면을 지금보다 2배 늘리겠다고 30일 밝혔다. 농심 신라면을 기내식으로 제공하는 외항사는 ‘아메리칸 항공’과 ‘아에로 멕시코’ 등을 포함해 올해 20곳을 넘겼다. 아랍에미리트 항공이 운영하는 저비용항공사 ‘에어 아라비아’는 모든 노선에서, 필리핀 민영항공사 ‘세부퍼시픽항공’은 유럽·미주를 제외한 모든 노선에서 신라면을 제공한다. 과거에는 한국을 오가는 노선에서만 신라면을 맛볼 수 있었지만 최근에는 해외 노선으로 영역이 넓어지고 있다.
비행기에서 라면을 찾는 탑승객이 많아지면서 라면 종류도 다양해졌다. 농심은 초창기에는 신라면만 기내식으로 공급했지만 최근에는 오징어짬뽕, 튀김우동, 짜파게티범벅 등으로 종류를 늘렸다. 대한항공에선 튀김우동을, 아시아나항공에선 신라면 블랙과 생생우동 등을 맛볼 수 있다. 오뚜기는 제주항공에 진라면과 진짬뽕, 삼양식품은 아시아나항공에 삼양라면을 공급하고 있다. 팔도는 이마트 자체브랜드(PB) 상품인 ‘진에어 컵면’을 생산한다.
외국인을 위한 맞춤 라면도 있다. 아랍에미리트 항공은 두바이∼인천 노선을 이용하는 탑승객에게 육류 성분이 없는 농심 컵라면을 제공한다. 무슬림 승객을 배려한 조치다. 농심은 신라면 외에도 국가별 맞춤 기내식 라면을 확대할 계획이다. 종교적 특성, 현지 시장 등을 고려한 제품을 다양하게 공급하겠다는 전략이다.
외국 공항 라운지와 매점에서도 라면을 찾을 수 있다. 농심은 미국 뉴욕 JFK공항, 캐나다 밴쿠버공항 라운지와 매점 등에 신라면을 비치했다. 미국 보스턴과 로스앤젤레스, 캐나다 토론토 등 공항 라운지와 매점에도 신라면 입점을 확대해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 공항 이용객들이 탑승 전후 접하는 라운지와 매점에서 신라면을 맛보게 해 기내식으로까지 입소문을 낸다는 계획이다.
유나이티드 항공 기내식 바이어는 “외항사 기내식은 전 세계인이 먹어도 만족할 만한 보편적인 맛과 대중성을 고루 갖춰야만 꾸준히 사랑 받을 수 있다”며 “농심 신라면은 인종과 국적에 관계없이 세계인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고 말했다.
심희정 기자 simcity@kmib.co.kr
‘하늘 위 별식’ 라면, 20년간 기내서 3천만개 소비
입력 2017-10-31 0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