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전략자산 한반도 전개 ‘상시배치 수준’으로 확대

입력 2017-10-30 05:00
미 공군의 스텔스 전략폭격기 B-2가 28일(이하 현지시간) 미 미주리주 화이트맨 공군기지에서 출격 준비를 하고 있다. B-2는 레이더망에 쉽게 탐지되지 않아 '하늘의 유령(Spirits)'으로 불린다. 미 전략사령부 페이스북 캡처

한·미 SCM 합의
양국 국방, 전술핵 재배치엔
부정적 입장… 논란 종지부

미국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가 ‘상시배치’ 수준으로 강화된다.

송영무 국방부 장관과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부 장관은 28일 서울 용산 국방부에서 제49차 한·미안보협의회의(SCM)를 열어 미국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 주기와 빈도를 대폭 늘려 ‘상시배치 수준’으로 운용키로 했다. 상시배치는 핵폭격기, 전투기, 핵잠수함 등이 교대로 전개돼 전략무기 배치 공백이 없는 상태를 의미한다.

송 장관은 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미국의 확장억제 공약 실행력 제고를 위해 미 전략자산의 순환배치를 확대키로 했다”고 밝혔다. 양국 장관은 공동성명에서도 “양국 정상이 합의한 한반도 및 한반도 인근에 대한 미 전략자산 순환배치 확대와 연계해 미 해군 및 공군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 빈도 및 강도가 증가되고 있음에 주목하고 있다”고 명시했다. 군 관계자는 29일 “올해 한반도에 전개된 미 전략자산은 공개된 경우만 지난해에 비해 2배 정도 늘었다”고 말했다. ‘죽음의 백조’로 불리는 전략폭격기 B-1B는 최근 2∼3주 간격으로 태평양상 괌 미군기지에서 한반도로 출격하고 있다. 양국은 SCM 합의에 따라 주일미군기지에 배치될 F-35A와 최강의 전투기로 꼽히는 F-22 랩터 등 미 전략자산의 한국 전개를 추진할 예정이다.

SCM 이후 미국 미주리주 화이트맨 공군기지에 있는 스텔스 전략폭격기 B-2가 출격해 장거리 임무를 수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 양국이 합의한 전략자산 확대 배치의 일환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미 전략사령부는 29일(현지시간) 페이스북에서 “B-2가 태평양사령부 책임 구역에서 작전을 수행했다”며 “동맹에 대한 미국의 공약을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한반도에 전개됐을 가능성이 크다는 게 군사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양국 장관은 미국의 전술핵 한반도 재배치에 대한 부정적 입장을 재확인했다. 송 장관은 기자회견에서 전술핵 재배치에 대한 질문을 받자 “국익을 위해 판단해봤을 때 배치하지 않는 것이 훨씬 낫다”고 말했다. 매티스 장관도 “중요한 목적은 북한의 비핵화”라며 “북한의 도발 억제를 목적으로 한 다양한 전략적 능력이 갖춰져 있다”고 말해 전술핵 재배치 필요성을 일축했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